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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패션

[르포]유니클로, '데드존' 명동에서도 참패…韓 고객 '뚝'

지난 5일 유니클로 광화문 디타워점. 일부 외국인 관광객이 옷을 고르고 있다./메트로 김수지 수습기자



-유니클로 불매운동, 대표관광지 명동에도 확산

#. 지난 5일 오후 2시에 방문한 유니클로 명동 중앙점. 한참 손님이 많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2층 한국인 방문객은 철지난 점퍼를 고르고 있던 노부부뿐이었다. '휴식 중입니다'라는 푯말 뒤로 "필요한 게 있으시면 말씀해달라"는 직원의 목소리가 공허하게 울렸다.

"유니클로가 국내 패션 시장을 잠식했다"는 말이 무색해졌다. 지난해 한국에서만 매출 1조3700억 원대를 기록했지만, 일본 불매 운동의 대표 타깃으로 지목되면서 '유니클로 불매'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반면, 유니클로를 대체할 토종 제조·유통일괄형(SPA) 브랜드들은 미소를 짓고 있다. 일본 불매 운동이 시작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달라진 분위기다.

이는 불매운동 '데드존(dead zone, 중립지역)'으로 불리는 명동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외국인 방문 비율이 높아 '불매 안전 구역'으로 꼽히던 지역이지만 매장 방문 고객수는 현저히 줄어든 모습이었다.

지난 5일 유니클로 명동 중앙점. 방문객 없이 한적한 모습이다./메트로 송태화 수습기자



◆"불편하다" 자리 피하는 손님들

지난 5일 오후 방문한 유니클로 명동 중앙점은 유난히 한산했다. 내·외국인 방문객이 길거리를 가득 채운 것과는 상반된 분위기였다.

이 매장을 찾은 손님은 대부분 한·일 무역 갈등과 관련이 없는 외국인이었다. 반면, 한국인 손님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직원들은 지속되는 불매 운동에 예민해져있었다. 3명의 직원에게 방문객 추이를 물었으나 "잘 모르겠다", "내부 방침상 개인적인 생각은 말할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질문과 답변 사이 공백에서 묘한 긴장감마저 느껴졌다.

명동 인근에 위치한 종로 지점들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종로3가점, 광화문 디타워점을 방문했으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광화문 디타워점은 평소 점심시간이면 직장인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분주한 곳이다. 그러나 이날 방문해보니 몇몇 외국인 고객을 제외하면 직원만이 매장을 지키고 있을 분이었다. 2층 계산대는 '휴식 중입니다'라는 푯말만이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3개 층으로 이뤄져 있는 종로 3가점은 규모가 무색할 정도로 파리만 날렸다. 1, 3층에 위치한 피팅룸은 텅텅 비어있었고, 3층에는 안내를 도와줄 직원조차 자리를 비우고 있었다.

다른 지점에서 볼 수 없었던 한국인 고객이 간간히 보였지만, 주변의 시선을 경계하는 듯 보였다. 매장에서 만난 한 한국인 남성은 '불매 운동'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말하기) 불편하다. (인터뷰는) 안 될 것 같다"며 황급히 자리를 떴다. 또 다른 고객들도 "바쁘다", "시간이 없다"며 대답을 피했다.

지난 5일 ABC마트 명동점에서 방문객들이 신발을 살펴보고 있다./메트로 송태화 수습기자



◆유니클로는 'NO', ABC마트는 'OK'?

같은 일본 브랜드라도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ABC마트가 대표적이다.

ABC마트는 일본 본사 지분이 99.96%인 일본 투자 기업이지만,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의 신발을 취급해 '일본 기업'이라는 딱지를 피할 수 있었다. 여기에 넓은 유통망, 저렴한 가격으로 불매 운동의 화살을 빗겨갈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유니클로에 이어 ABC마트가 새로운 불매 타깃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아직까지 현장에서의 체감 온도는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후 3시부터 4시까지 한 시간 가량 명동에 위치한 ABC마트를 살펴본 결과, 불매 운동의 타격은 전혀 없는 듯 보였다. 방문객이 끊이지 않았고, 7명의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계산대마저 비어있던 유니클로와는 대조된 분위기였다.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은 대부분 ABC마트가 일본 브랜드라는 점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샌들을 고르고 있던 한 20대 남성 고객은 "일본 불매 운동을 의식하고 있다"면서도 ABC마트의 '국적'은 "몰랐다"고 답했다.

지난 5일 탑텐 명동점. 일부 외국인 관광객이 옷을 고르고 있다./메트로 김수지 수습기자



◆탑텐·에잇세컨즈…토종 브랜드 '활기'

유니클로 대체재로 토종 브랜드 제품이 대거 물망에 오르면서 주춤했던 국내 SPA 브랜드도 활기를 띠고 있다.

탑텐 명동점은 발 디딜 틈 없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불매 운동을 의식하고, 국산 브랜드로 눈을 돌린 고객이 대부분이었다.

매장에서 만난 김빛나(34) 씨는 "얼마 전 유니클로에 방문했더니 손님이 없었다. 의식적으로라도 가지 않게 됐다"며 "이제는 가격도 저렴한 탑텐을 이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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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잇세컨즈 명동점 역시 한국인 고객들로 북적였다. 다만, 현장 직원들은 매장이 얻는 반사이익이 아직까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에잇세컨즈의 한 직원은 "원래 명동은 한국 소비자 심리가 크게 반영되는 곳이 아니다. 중국인과 동남아 관광객이 대다수로 외국인이 80% 이상이기 때문"이라면서 "실질적인 반사이익 효과는 아직 없는 것 같다. 한국 고객이 조금 늘어난 것 같긴 한데, 체감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송태화 김수지 수습기자 alv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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