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도봉구에 가면 공중화장실에서 비상용 생리대를 무료로 구할 수 있다는 이야기에 류재수 진주시의원은 귀가 번쩍 뜨였다.
지난해 6월 민중당 지방자치위원회 연수 때 광주 서구의 지방의원이 광주에서도 시범 사업을 준비 중이라고 귀뜀한 것.
류 의원은 "여성친화적 도시를 추구하는 진주시에 이보다 좋은 정책이 없다"고 했다.
24일 류 의원은 제213회 진주시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시정 질문으로 '진주시 공공화장실에 생리대 무상 보급기를 설치하자'는 내용을 제안했다.
류 의원은 "여성이라면 한번쯤 생리대를 준비하지 못해 곤란한 경험을 한다"면서 "남에게 빌리거나 살 수 있고, 여학생은 보건실에서 구할 수 있지만, 부탁해서 사용하는 것과 자기 필요에 따라 눌러서 사용하는 건 천지차이"라고 강조했다.
류 의원에 따르면 2018년 서울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84.9%가 생리대를 준비하지 못해 곤란한 경험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토론장 '민주주의 서울'에서는 응답자 92%가 공공기관 무료생리대 자판기 설치에 찬성했다.
서울시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비상용 무료생리대 자판기 시범 사업을 실시했다. 여성, 청소년 이용시설 중심으로 공공시설 10곳에 설치했다.
서울 시민의 반응은 좋았다. 만족도가 98%에 달해, 올해 서울 도봉구는 공중화장실까지 포함해 '무료 비상용 생리대' 6개소를 추가했다.
또 서울시는 올해 공공기관 200곳에 비상용 생리대를 비치하는 예산을 수립했고, 서울 강남구는 지난 5월 학교, 주민센터에도 생리대 보급기를 157대 설치했다.
류 의원은 "남용 우려가 있었지만, 결과를 보면 꼭 필요한 사람만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 기준 1일 평균 사용량이 3.78개 정도였으며 공공기관 1개소 1년 생리대 소요 예산이 30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
류 의원은 "생리대 1개 가격을 200원 정도로 가정하고 1일 평균 사용량을 40개로 정해도 1년 소요 예산이 어림 잡아 288만 원이다. 보급기 가격도 1대당 60만 원이다. 비용 대비 편익이 큰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진주시는 류 의원의 시정 질문에 공공시설 4~5개소에 비상용 무료 생리대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조례 개정 및 도 예산 편성 등 행정 절차를 처리하기 위해 2020년 시범 실시하고 만족도 및 성과에 따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류 의원은 올 9월 추경 예산으로 시범 사업을 추진하고 2020년에 확대하는 방안을 다시 제안했다. 시는 종합적으로 검토해 단계적 추진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