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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윤휘종의 잠시쉼표] 일본과의 싸움, 이길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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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의 강제징용 판결문제를 둘러싼 한·일 양국간 대립이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강대강'의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청와대는 18일로 예정된 일본의 '제3국 중재위원회 설치' 요청을 사실상 거절했다. 이에 따른 수순은 일본의 추가 제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2차 보복이 어느 산업을 향할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특정 산업에 대한 무역보복이 될지, 아니면 허를 찌르는 전혀 다른 분야일지 모르는 답답한 하루하루의 연속이다.

양국 정부 싸움의 유탄을 맞은 기업들은 분주하다.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이 반도체뿐 아니라 스마트폰, TV 등 다른 주력사업에서도 대책을 세우기 위해 연일 비상회의를 소집하고 있다. SK는 하이닉스의 대외협력총괄을 담당하는 김동섭 사장이 일본으로 전격 출국해 일본 주요 협력사들과 원자재 수급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도 신동빈 회장이 열흘 간의 일본 출장을 마치고 계열사 사장들을 소집한 가운데 마라톤 사장단회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의 다음 칼끝이 어디를 겨누고 있는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기업들의 가장 큰 '공포'일 것이다.

일본의 무역보복은 우리의 아픈 역사를 기억나게 한다. 과거에도 그랬고 이번에도 그랬듯이, 우리는 언제나 일본에 당하기만 했다. 임진왜란 때도 조선은 왜구가 쳐들어온다, 그럴 가능성 없다며 논쟁이나 하며 넋놓고 있다가 당했다. 율곡 이이의 '십만양병설'이 무시됐듯이, 우리 산업의 기초가 되는 부품·소재를 국산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몇십년째 공허한 메아리만 됐다.

근대로 접어들면서 일본은 서양의 신문물을 과감히 받아들여 과학과 기술을 발전시켰다. 이를 바탕으로 일본은 조선 땅을 짓밟았다. 그 상흔이 지금도 우리를 아프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과학과 기술 중심으로 세상이 변하는데도 조선은 '사농공상(士農工商)'이란 유교사상에 빠져 기술과 상업을 천하게 여겼다. 당시 선비 계층이라 할 수 있는 지금의 정치인들 사이에는 이런 사농공상의 사상이 근저에 깔려 있는 듯 하다. 법률과 제도를 주무르는 국회와 공무원들은 국가의 미래가 될 과학·기술·산업 진흥에 관심이 없다.

 

한 술 더 떠, 국내외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돈을 벌어오는 기업들을 "이리 와라, 저거 해라"하며 홀대한다. 조선시대 선비들처럼 현실과 동떨어진 언행으로 기업들 발목이나 잡고 있다. 본인들 눈에 박힌 대들보는 못보고 기업들에는 티끌만 발견해도 역적 취급하며 범죄인으로 몰아가고 있다.

임진왜란 때는 시대의 영웅 이순신 장군이 나라를 구했다. 이순신 장군은 요즘으로 치면 창조적 발상으로 혁신을 이루어낸 인물이다. 당시에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거북선을 독창적으로 만들고 한반도의 지형지물과 뱃길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바탕으로 일본 수군을 격파했다.

지금 한국과 일본의 무역전쟁에서 이순신 같은 영웅을 기대하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저런 법적·사회적 규제로 창조적 발상이 현실화되기가 쉽지 않을 뿐더러 공무원 사회에선 소신행정이 사라진 지 오래이고, 정치권이나 시민단체 등은 기득권 싸움에 서로 혈안이 돼 있다.

손자병법에는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란 말이 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전쟁에 나서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이다. 손자는 나를 알고 적을 모르면 승패를 주고받겠지만 적을 모르는 데다 나까지 모르면 싸움에서 반드시 위태롭다고 경고했다. 이순신장군 같은 영웅은 아니라도, 적어도 적전분열을 하는 모습은 안 보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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