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7시 45분경 진주시 중앙시장(대안동 소재) 1층 상가에서 비상벨이 울렸다. 화재를 알리는 경고였다. 현장 부근에 있던 의용소방대원 배정훈씨(54세)는 연기가 나는 방향으로 뛰었다.현장에 도착한 배씨는 소방안전관리자인 하모씨(60세)와 함께 상가 내 비치된 '보이는 소화기'를 곧바로 집어들었다. 화재는 상가 일부만 태운 채 진압됐다. 점포수 700여 개의 전통시장이 자칫 화마에 삼켜질 뻔한 순간이었다.
진주소방서(서장 김홍찬)는 이날 중앙시장 1층 상가에서 발생한 화재를 소방안전관리자인 하모씨(60세)와 의용소방대원인 배정훈씨(54세)가 상가 내 보이는 소화기를 활용해 초기 진압했다고 밝혔다. 화재 원인은 상가 벽면에 있는 전기배선의 단락으로 추정된다.
이날 화재 현장은 분 단위로 급박하게 돌아갔다. 화재 신고가 들어온 시각은 7시 45분. 그리고 소방대원이 현장에 도착한 시각은 7시 49분. 단 4분 만에 소방대원이 전통시장에 진입한 셈이다.
초기 진화는 7시 51분, 완전 진화는 7시 53분이었다. 신고에서 완전 진화까지 걸린 시간은 8분 남짓에 불과했다. 그동안 소방서에서 매월 추진한 전통시장 진입 소방출동로 확보 캠페인이 빛을 본 순간이었다.
김홍찬 진주소방서장은 "작년 말 발생한 통영서호시장 화재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점포가 밀집한 시장에서 화재발생 시 대형화재로 확산 될 우려가 있다"며 "이러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소방서에서 추진하는 보이는 소화기 운동 등 적극 동참하고, 소화기 사용법을 반드시 숙지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보이는 소화기'란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좁은 골목길, 전통시장 등에 주민 누구나 화재를 신속하게 진압할 수 있도록 접근성이 뛰어난 곳에 가시성을 높여 설치한 소화기함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