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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북한/한반도

[기자수첩]'벙개'의 깊은 뜻



기자가 청와대를 출입하던 지난해 5월26일. 저녁 무렵 춘추관에서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한 통이 휴대전화에 찍혔다. 27일 10시에 문재인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다는 내용이었다.

문자를 받고 밤새 무슨 내용일지 상상에 잠겼던 기자들은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른 아침부터 춘추관에 하나 둘씩 모여들었다.

행여나 2층에 마련된 브리핑룸 자리가 부족할까 한참 전부터 가방으로 영역표시(?)까지 하는 풍경도 연출됐다. 발표시간인 오전 10시가 임박하자 문 대통령이 춘추관 브리핑룸 단상에 섰다.

그러면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어제 오후,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라고 밝혔다.

아뿔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1차 남북정상회담을 한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은 시점에서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비밀리에 치른 것이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을 오가는 모습이 눈에 띄지 않기 위해 평소 이용하던 검은색 의전차량 대신 은색 벤츠를 타고 암행했다. 당시는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상 처음으로 북미정상회담을 예정하고 있는 시기였다. 김 위원장이 갑자기 친 '벙개'에 문 대통령이 판문점으로 달려갔던 것이다.

1년 여의 시간이 훌쩍 흐른 지난달 30일 오후. 또한번 믿을 수 없는 장면이 연출됐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에 트럼프 대통령까지 등장하며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것이다. 그것도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말이다.

남·북·미 정상이 판문점에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한 외신은 '영화속의 한 장면과 같다'고 묘사하기도 했다.

이날 세 정상의 만남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서 한국으로 넘어오기전 남긴 트위터에서 비롯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그곳(한국)에 있는 동안 김 위원장이 이것을 본다면, 나는 DMZ(비무장지대)에서 그를 만나 악수하고 인사(say Hello)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 것에 대해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한 걸음에 달려왔다. 트럼프가 친 '벙개'에 김 위원장이 흔쾌히 수락한 것이다.

당초 2분 정도로 관측됐던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만남은 1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이것을 놓고 3차 북미정상회담인지, 아닌지를 놓고 논란도 있다. 하지만 횟수는 중요하지 않다. 만남이 중요하다. 우리는 알고 있다. 지인 사이의 '벙개'는 친하지 않으면 요청도, 수락도 못한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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