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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인터뷰] 모델에서 패션브랜드 대표까지… 하한슬, 옷에 ‘정체성’ 더하다

-모델 선입견 깬 외모와 180도 반전 매력

-“패션에서 정체성? 좋아하는 것 발견해야”

-“디자인, 자연과 제복에서 주로 영감 얻어”

-“자신과 어울리는 옷 입는 게 진짜 ‘멋’”

모어댄도프 하한슬(29) 모델 겸 대표가 24일 서울 마포구 자택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브랜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완희 기자



온몸을 뒤덮은 문신, 쌍꺼풀 없는 날카로운 눈매, 오뚝한 코를 가진 패션브랜드 대표이자 모델 하한슬. 겉모습과 달리 그는 누구보다 순수하고 부드러운 내면을 가졌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음식을 가리키는 ‘겉바속촉’과 같이 반전매력을 가진 그의 색다른 매력에 ‘퐁당’ 빠져볼까?

지난 24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하 대표의 자택에서 그를 만났다. 직접 본 기자는 고개를 갸웃했다. 일반 남자 모델은 길쭉한 기럭지를 보유해야 상대적으로 옷발이 잘 받는다는 평을 받는다. 그러나 패션브랜드 모어댄도프(MORE THAN DOPE) 하한슬(29) 대표는 달랐다. 모델치고는 평균 남성 키를 소유한 그는 개성 넘치는 독특한 패션으로 자신만의 새로운 정체성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저만이 가지고 있는 패션에서의 정체성이 무엇이냐고요? 내가 누구이며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하 대표가 패션업에 처음 발을 내딛게 된 사건은 중학교 1학년 때 우연히 한 웹 메거진에 실린 스트릿 패션 사진들을 보게 된 것이었다. 비록 어린 나이이긴 했지만, 당시 그 사진들은 하 대표를 설레게 했다. 이후 서울 홍대·명동 등 일대에서 스트릿 촬영 작가를 보며 꿈을 키웠고, 자연스레 패션에 관심이 커졌다고 한다.

모어댄도프 하한슬(29) 모델 겸 대표(오른쪽)가 24일 서울 마포구 자택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의 특성에 맞는 의류 선택과 코디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완희 기자



취미에서 직업으로 어떻게 이어진 것이냐는 질문에 “패션과 아무런 관련 없는 비전공자이다. 그냥 좋아한 것”이라며 “패션과 늘 함께 살아가는 것이 자연스러웠고, 패션 관련업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이자 잘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3년을 시작으로 아메리칸어패럴 등 샵에서 스태프로 일하며, 꾸준히 자신만의 브랜드를 준비해 나갔다.

다음은 하 대표와의 일문일답.

-패션사업 어쩌다가? 애초 본인의 브랜드를 만들 계획이었나?

애초 나만의 브랜드를 이끄는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 꿈이자 목표였다. 지금의 ‘모어 댄 도프’는 지난 2015년 7월에 설립돼 현재 4년 차를 맞았다. 처음에는 양말 만드는 브랜드로 일을 시작했는데, 종류가 5개밖에 안 됐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점점 우리 브랜드를 찾아주는 고객이 늘어나 옷과 잡화 등 여러 가지 컬렉션을 꾸릴 수 있게 됐다.

-디자인할 때 영감은 어디서?

생활 속 자연이나 제복을 갖춘 특별한 직업군에서 영감을 많이 얻는다. 패션의 기능을 갖지 않는 일부 제복 등 의류의 느낌에서 주로 착안한다. 그냥 가져다 쓰는 것이 아니라 현대적인 느낌을 더하거나 브랜드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요소를 더해서 믹스매치를 하는 편이다. 그 이유는 가장 자연스럽고 기본적인 그것이 멋스럽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패션과 상관없는 기능이 디테일이 되고, 인위적이지 않아 더 멋있는 것 같다.

하한슬 모델 겸 대표. /출처: 모어댄도프(MORE THAN DOPE) 홈페이지



-하 대표에게 ‘옷’이란?

정체성이다. 옷은 자신의 정체성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도구라고 생각한다. 대다수 사람은 첫인상을 중요시하는데, 옷은 자신을 직관적으로 나타내고자 하는 것을 한 번에 보여줄 수 있다. 예를 들어 개방적이거나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사람이 그에 맞는 스타일의 옷을 착용하면, 주위 사람들은 ‘아, 저 사람은 정말 자유로움을 추구하고 개방적인 사람이겠구나’라고 생각한다. 과시한다기보다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인에게 하 대표 브랜드의 옷을 선물한다면 반응은?

부담스러워한다. 그런데 우리 브랜드 옷은 찾는 사람이 아니면 선물로 잘 주지 않는다. 옷과 맞는 사람에게 주는 것이 가장 좋은 선물이 되는 것 같다. 또한 제가 디자인한 옷들은 주로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인데, 그러나 화려한 것을 좋아하고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친구들은 제 옷을 좋아한다. 한국이라는 사회에서는 옷에 대해 조금은 소극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많이 발전돼 가고 있지만, 타국보다 아직은 그렇다. 그래서 화려하거나 독특한 옷을 입었을 때 부담을 느끼는 분이 많은 것 같다.

-독특한 패션과 문신 등에 대해 일부 시선은 곱지 않다. 오해받거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문신은 10년 전과 다르게 요즘 인식은 조금 달라진 것 같다. 문신은 자신을 표현하는 패션의 일부이기도 하다. 어르신 중 문신에 대해 부정적인 관념을 갖고 계신 분들은 저를 봤을 때 “쟤는 뭐 하는 애일까”라며 오해하시는 분이 매우 많았다. 첫인상이 무섭고 삐딱해 보인다는 말을 자주 듣긴 했지만, 대화를 나누면 이 같은 오해는 곧장 풀렸다.

모어댄도프 하한슬(29) 모델 겸 대표가 24일 서울 마포구 자택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브랜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완희 기자



-‘모어 댄 도프’ 어떤 브랜드인가?

모어댄도프는 ‘마약보다 더’라는 뜻으로 소비자가 옷을 착용했을 때 좋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섹슈얼과 큐트한 느낌을 동시에 연출한다. 시즌마다 각기 다른 콘셉트로 진행되는데, 계절마다 콘셉트와 스토리가 다르다. 컬러풀하고 미니멀한 느낌이 어우러져 독특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중년의 나’ 어떤 옷을 입고 있겠는가?

지금처럼 독특한 나만의 스타일로 입고 있을 것 같다. 취향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 예전 백발인 할아버지가 라이더 재킷과 스키니를 입고 롱부츠를 신고 오토바이를 타는 모습을 보게 됐다. 나이를 승화한 그 할아버지를 보며 안도감이 들었다. 패션을 사랑하는데, ‘나이 때문에 표현하지 못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멋진 중년의 삶을 꿈꾼다.

-야외 패션쇼를 열 계획은 없는가?

멋진 장소와 콘셉트, 스토리가 있다면 해볼 의향은 있다. 평소에도 하는 일이 옷을 직접 만들고, 모델들에게 스타일링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회만 된다면 안 할 이유는 없다.

-키 큰 모델과 디자이너가 많다. 모델이 된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고객은 자신의 멋을 알고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을 찾는다. 요즘 트렌드는 자신의 개성이다. 모델을 보는 기준과 멋의 기준이 많이 바뀐 것 같다. 예전에는 잘 생기고 키 큰 꽃미남 모델이 대세였다면, 요즘 모델에 대한 틀은 잡혀 있지 않은 듯하다. 저마다 성격이 다르니 훤칠한 모델을 요구하는 브랜드도 있겠지만, 일반 체형의 고객 입장에서는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모델의 다양성 또한 인정되고 있다. 모델이 꿈인 청년들에게는 지금이 가장 적기이지 않을까.

모어댄도프 하한슬(29) 모델 겸 대표가 24일 서울 마포구 자택에서 본지와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박완희 기자



-단골 연예인은?

요즘 바쁜 스케줄로 연예인 의상 협찬이나 제작 의뢰를 못 하고 있다. 옷은 엑소, 블랙핑크 등 아이돌 그룹에서 많이 찾아줬다.

-인싸 패션, 꿀팁은?

인싸 패션에 대해 회의적인 편이다. 아무리 유행하는 옷이 있다고 해도, 각자 자신만의 체형과 피부톤, 이미지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는 획일화된 옷을 찾으시는 것인데 ‘지금 유행하는 아이템을 입지 않으면 나는 인싸가 아니야’라는 풍토가 잘못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유행의 옷을 입는 것이 멋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외모와 체형을 고려해 자신과 어울리는 옷을 입을 줄 아는 사람이 멋있는 사람이고 옷을 잘 입는 사람이다. 먼저는 자신의 체형을 알고, 보완점을 찾아야 한다. 그렇게 해야 자신의 만족도가 높아진다.

-마지막으로 패션계 창업 및 취업을 앞둔 청년들에게 하고픈 조언이 있다면?

사실 요즘 패션 관련업은 녹록지 않다. 다른 분야보다 눈에 띄게 불경기라 사업을 시작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사업을 시작해서 롱런하려면 브랜드만의 정체성이 중요하다. 기존 브랜드와 경쟁을 뚫고 주목받으려면 새로운 것이 있어야 한다. 패션은 이미 나올 건 다 나와서 새로운 게 없지만, 기존의 것을 바꾸면서 자신의 색깔을 입히고 재창조한 것들이 새롭게 보일 수 있다는 게 관건인 것 같다. 내가 모토로 삼았던 것들이 기존에 있을지라도 내 것이 추가됨으로 새로운 것이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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