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의 탕탕평평] (143) 변화와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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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143) 변화와 혁신

최종수정 : 2019-05-12 10:13:48

김민 데일리폴리 정책연구소장. 동시통역사·정치평론가·전 대통령 전담통역관·주한 미 대사관 외교관
▲ 김민 데일리폴리 정책연구소장. 동시통역사·정치평론가·전 대통령 전담통역관·주한 미 대사관 외교관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한다. 다양한 영역에서 우리를 둘러싼 유무형의 많은 것들이 변화를 거듭한다. 잠시만 방심하면 시간의 흐름에 뒤떨어지는 스스로를 발견할만한 분위기이다. 요즘 그런 세상의 변화와 관련하여 '혁신'이란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혁신이란 '묵은 조직이나 제도·풍습·방식 등을 바꾸어 새롭게 하는 일, 종교에 있어서 시대에 맞지 않거나 잘못된 교리나 제도 등을 시대에 맞게 뜯어고쳐 새롭게 개혁하는 것'을 의미한다. 공공기관부터 각계각층에서 이런 '혁신'을 강좌로 교육하고 강조하는 추세이다. 필자도 여러 공공기관과 기업체 등에서 '혁신'에 관련한 강연을 자주 하고 있는 편이다.

그런데 과연 국가와 공공기관과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여러 단체 및 조직들이 무엇을 혁신해야 하는지 그 목적과 방향성이 모호할 때가 있다. 과거의 구태적인 것보다는 현재의 것과 더 업데이트된 미래의 것이 좋기야 하겠지만 분명히 해야 할 것은 무조건 새로운 것이 좋은 것은 아닐 때도 있다는 것이다. 바뀌어서 좋을 것이 있고, 그냥 보존하고 유지하는 것이 더 이로운 것도 있기 마련이다. 혁신이란 단어 자체가 당장에 가시화되지 않는 의미이고 그렇기 때문에 구체적인 변화를 가져오기에 좀 모호한 면이 없지 않다.

정치에서 특정 정부와 기초광역단체의 장이 혁신을 주장하는 것은 많은 경우가 이전과 자신이 다르다는 차별성과 우월성을 강조하기 위한 측면이 많다. 그런 의도에서 진행하는 혁신이라면 정권이 바뀔 경우 그것 역시 구태로 치부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렇다면 그것은 혁신도 변화도 아무것도 얻을 수 있는 것이 없고 결국 슬로건만 외치다가 시간과 노력만 낭비할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수가 있다.

제대로 된 변화와 혁신이란 세상의 보편적인 흐름과 자신이 속한 국가와 조직의 트렌드를 민감하게 읽어내면서 과거의 제도나 관습이라 하더라도 좋은 것은 유지 및 발전시키면서 조직과 세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만한 이전의 것을 과감히 정리하고 급진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변화이자 혁신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그 변화가 절대적으로 모두의 동의를 얻지는 못한다고 하더라도 과반수가 보편적인 차원에서 동의하고 협력할 수 있을만한 설득과 타협이 이루어져야 한다. 공공기관과 기업체 등에서 가장 상위 결정권만 가진 극소수의 견해로만 이루어지는 변화와 혁신은 모든 조직구성원들의 노력을 헛수고로 만들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너무 높다. 세상은 극소수의 리더에 의해 이끌려 간다지만 제대로 된 설득과 이해가 없고 방향성조차 불분명한 혁신이란 성공할 가능성도 적을뿐더러 구태여 성공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권력도 교육도 모든 영역이 대부분 오랜 세월 동안 맹목적인 변화와 혁신만 강조한다. 대체 누굴 위해 그토록 변화하려 하는 것이며, 무엇을 위해 그렇게 혁신을 강조하는 것인가. 그리고 주장하는 그 '변화'와 '혁신'의 목적성과 방향성과 구체적인 내용을 그것을 주장하는 사람들 본인 또한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정말 궁금하다.

인간은 본래 본인의 의지가 동반되지 않는 변화를 원하지 않는다. 각자 스스로가 이해하고 무언가로부터 동기부여가 될 때 그 변화에 편승하고 협력하려고 하기 마련이다. 그것은 각자가 생각해보면 잘 알 것이다. 필자 또한 누군가와 그럴만한 어떤 명분의 일을 함께 협력하고 도모하고자 할 때 그 일을 해야 하는 분명한 이유와 목적과 장단점을 충분히 숙고해보고 판단한 후에 할지 말지를 결정하지 무조건 바꾸자 변화하자고 해서 함께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생각과 인생에 대한 가치와 나름대로의 사고가 있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때로는 단순하게 굵고 짧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누군가가 아니면 내가 몸담은 조직이 어떤 변화를 이루고자 할 때 최종목적이 무엇이며 그것을 가시화하기 위해 어떤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지 예상해보고 모든 것이 정리됐을 경우 이전보다 우리가 더 성취하고 얻을 수 있는 유무형의 혜택이 무엇인지를 한번 따져보고 결정하면 된다. 세상살이가 복잡하고 힘든 것은 인간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든 변화는 개인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질 수가 없기 때문이다. 변화하고 혁신해야 할 가치가 있는 것만 변화하고 혁신하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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