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자 칼럼]군대를 고적대로 만드는게 문민통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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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기자 칼럼]군대를 고적대로 만드는게 문민통제 아니다

최종수정 : 2019-05-08 16:12:36

문형철 기자 자화상. 예비역 육군 소령출신으로 군사문화칼럼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 문형철 기자 자화상. 예비역 육군 소령출신으로 군사문화칼럼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미사일을 미사일로 부르지 못하고, 눈치만 보는 서자가 대한민국에 있다.

대한민국 국군이다. 군대는 문민의 통제하에 '어떻게 싸울까'를 고민해야 하는 무력사용의 전문집단이다. 하지만, 국군은 무기 명칭도 가려불러야 하는 이쁜 고적대처럼 보인다.

지난 4일 북한군은 원산 호도반도에서 화력타격훈련을 실시하면서 단거리전술탄도미사일과 방사포 수발을 발사했다.

이와 관련해 같은날 합동참모본부는 '미사일 발사'로 발표했다가 40분 만에 '단거리 발사체'로 번복했다. 국가정보원도 한 언론매체를 통해 미사일이 아닌 발사체로 도발이 아니라고 전했다.

북한 로동신문이 다음날 훈련사진을 공개했음에도 군 당국은 "확인 중", "도발은 아니지만 9.19합의 취지 안맞아" 등의 소극적인 모습만 보였다.

무기체계와 관계된 용어는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정확하고 올바르게 사용되어야 한다. 발사체는 로켓, 미사일 등을 아우르는 용어다. 군 당국의 주장대로라면 우리의 현무미사일, ATACMS(에이태킴스) 지대지전술탄도미사일도 발사체가 된고 미사일사령부는 발사체사령부가 된다.

군 일각에선 "발사체는 'VARSACE(명품 브랜드)'라고 이쁘게 써야하나"라는 자조적인 말도 나온다.

군사용어 사용에 눈치를 보는 군대가 '제대로 된 용병(用兵)'을 할 수 있을까. 항상 과하면 탈이 나는 법이다.

국민의 군대가 문민통제 속에 놓여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만의 하나의 위협에 대비해야 하는 군대 본연의 역량이 약화되서는 안된다.

최근 국방부는 최전방 DMZ에 둘레길을 만든다고 밝혔다.9.19 군사합의에 따라 남북은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를 공동으로 발굴하기도 했다.그렇지만 현재 북한은 냉랭한 반응이다.

기자단에 공개된 22사단 지역 둘레길 일대에 17년 전 소초장(소대장)으로 부임한 적이 있다. 첫부임지였던 탓에 아직도 해당지역이 머릿속에서 훤히 그려진다.

둘레길 일대는 철책과 근무자 순찰로에 연해 있다. 군 당국은 경계근무에 문제 없다고 하지만, 17년 전 그 지역은 러시아인 관광객 등 일부 민간이들의 우발적 침범으로 장병들이 곤란한 적이 종종 있었다.

실탄과 보호장비를 휴대한 장병들이 경계를 하는 지역에 민간인들이 관광삼아 걷어다닌다면, 군인들의 부담감이 크게 늘어날 것이다.

북한과 꾸준한 노력으로 굳건한 군사적 신뢰가 쌓인 다음에 둘레길을 만들어도 늦지 않다. 평화를 위해 군대는 목숨을 내던진다. 하지만 평화를 이유로 군을 묶어두면, 짖지 못하는 개가 될 수 있다.

군대가 일자리 창출과 양성평 등 정부 시책만을 따라 멋지게 행진하는 고적대가 될지, 특정화 될 수 없는 모든 위협을 막아내는 방패와 창이 될지는 올바른 문민통제에 달려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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