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금융>보험

롯데는 왜 사모펀드에 카드·손보를 팔았을까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남대문 본사 사옥. /롯데카드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의 새 주인은 모두 사모펀드(PEF)가 차지했다. 롯데카드의 경우 하나금융그룹과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의 양강구도가 될 것이란 시장의 예상을 완전히 벗어난 결과였다. 우선협상대상자는 한앤컴퍼니로 결정됐다. 롯데그룹은 높은 인수가격을 우선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이 롯데카드를 재인수하기 위해 사모펀드에 매각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국회에 계류 중인 중간금융지주회사법이 도입되는 상황을 염두에 둔 선택이란 것이다.

롯데카드와 롯데손보는 고용안정을 걱정하게 됐다. 롯데그룹의 고용 승계 요구를 받아들였다지만 통상적으로 구조조정 등을 통해 회사의 가치를 높여 되파는 사모펀드의 특성을 고려하면 몇 년 뒤 두 회사는 다시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일 롯데그룹은 롯데카드와 롯데손보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각각 토종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와 JKL파트너스를 선정했다.

'알짜'로 평가되는 롯데카드 인수전은 반전을 거듭했다. 초반에는 하나금융과 한화그룹의 양강구도로 예상됐으나 한화그룹이 인수를 포기하면서 사실상 하나금융 인수가 유력해 보였다.

이후 우리은행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본입찰에 참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하나금융과 우리은행 컨소시엄의 대결구도가 형성됐다. 둘 중 어느 쪽에서 인수해도 카드업계 판도는 크게 뒤바뀔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시장의 예상과 달리 롯데카드 주인은 한앤컴퍼니가 차지했다. 롯데그룹이 높은 인수가격과 고용안정성 등에서 후한 점수를 줬다는 후문이다. 한앤컴퍼니는 롯데카드 인수금액을 100% 지분 기준으로 1조8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하나금융이 롯데카드 인수에 1조원을 쓰겠다고 밝힌 것과 비교해 2배 가까이 높은 금액을 써낸 것이다.

다만 롯데그룹이 카드사의 지분 약 20%는 보유하겠다는 조건을 내걸면서 실제 인수가격은 1조5000억원 안팎일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손보의 지분 58.5%를 가져가는 JKL파트너스의 입찰가는 약 4000억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있어 입찰가격뿐 아니라 임직원 고용보장, 인수 이후 시너지와 성장성, 매수자의 경영 역량, 롯데그룹과의 협력 방안을 평가했다"며 "롯데카드는 매각 이후에도 20% 소수지분 투자자로 남아 롯데카드와 롯데그룹 유통계열사 간의 다양한 제휴 관계를 유지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 비싸게 되파는 사모펀드…롯데, 재매각 염두?

한앤컴퍼니는 MBK파트너스와 함께 토종 사모펀드로 분류된다. 그동안 웅진식품, 쌍용양회, 한온시스템 등 굵직한 M&A(인수·합병)를 성사시켜 왔다. 다른 사모펀드에 비해 5~7년 정도 장기로 투자하면서 기업가치를 올리는 데 주력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JKL파트너스는 2001년 7월 설립된 토종 사모펀드 운용사로 주로 구조조정이 필요한 부실 회사에 투자하는 전략으로 성장했다. 이번 롯데손보 인수에 있어서 가격뿐만 아니라 대주주 적격심사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 좋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이 롯데카드와 롯데손보를 모두 사모펀드에 매각하기로 하면서 고용안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통상적으로 사모펀드는 구조조정, 경영합리화 등 체질 개선 과정을 거쳐 재매각을 통해 차익을 노리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먹튀(먹고 튀는)' 이미지가 강하다.

실제로 MBK파트너스는 2013년 고용 유지를 약속하고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인수한 뒤 1년도 안 돼 임원 절반을 해고하고 전체 인원의 20%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제안했다. 이후 회사를 상장시키고 2018년 신한금융에 팔아 5년 만에 2조원이 넘는 차익을 남겼다.

한앤컴퍼니는 롯데그룹의 고용 승계 요구를 받아들였으나 MBK파트너스의 오렌지라이프 사례를 보면 고용안정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매각 과정 초기 롯데카드 내부에서는 고용보장이 유리한 한화그룹으로의 인수를 더 선호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M&A 과정에서 피인수 기업이 가장 걱정하는 것이 고용 문제"라며 "재매각 가능성이 높은 사모펀드의 특성상 인력감축, 희망퇴직, 이직 등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이 재인수하기 위함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향후 중간금융지주회사가 도입되는 등의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일반지주사는 금융계열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은 지주사 설립 2년 이내인 오는 10월까지 금융계열사를 매각해야 한다.

그러나 공정거래법이 완화돼 중간지주회사를 세울 수 있을 경우 롯데그룹이 롯데카드 등을 다시 살 수 있다. 현재 중간금융지주법은 국회 계류 중이다. 롯데는 우선매수 조항이나 콜옵션이 없는 '진성' 매각임을 강조했다.

한편 롯데그룹은 한앤컴퍼니, JKL파트너스와 오는 13일까지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이후 금융당국의 대주주 심사를 거쳐 승인까지 이뤄지면 최종 매각은 오는 7~8월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