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유류 가격 하락과 서비스물가 상승세 둔화의 영향으로 4개월 연속 0%대를 기록했다. 4개월 연속 0%대를 기록한 것은 2016년 5~8월 이후 처음이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7(2015년=100)로 지난해 4월보다 0.6%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4월 전년 대비 누계 상승률은 0.5%로 1965년 통계 집계이래 최저 수준을 보였다.
품목 성질별로 전년 동월과 견준 변화를 보면 농·축·수산물은 0.7% 상승했다. 특히, 쌀 가격이 11.6% 오르고 토마토도 16.0% 올랐다.
또한 돼지고기 가격도 전월 대비 9.4% 상승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현재 중국에서 확산되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따른 효과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통계청은 통상 4∼7월에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는 흐름이 반영된 것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 영향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공업제품은 1년 전과 비교한 석유류 가격 하락에 따라 0.1% 떨어졌다.
공업제품은 전년 동월 대비로 1∼4월 연속으로 하락했다. 2016년 1∼8월 연속 하락 이후 가장 긴 기록이다. 휘발유(-8.5%)와 경유(-2.8%) 등 석유류는 5.5% 내리면서 전체 물가를 0.24%p 끌어내렸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전월보다는 각각 4.1%, 3.9% 올랐다.
전기·수도·가스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 올라 전체 물가를 0.05%p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서비스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0.9% 오르는 데 그쳐 1999년 12월 이후 처음 0%대를 기록했다.
공공서비스는 버스·택시요금이 인상됐지만, 통신비 감면과 건강보험 적용확대 등으로 0.3% 하락해 전체 물가를 0.04%p 낮췄다.
개인서비스는 작년 4월보다 1.7% 올라 전체 물가를 0.54%p 올렸다. 지출목적별로는 음식·숙박이 1.9%, 식료품·비주류음료가 1.4% 상승했다. 음식·숙박 상승 폭은 2015년 2월(1.7%) 이후 가장 작았다.
체감물가를 보기 위해 자주 구매하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4% 상승했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따른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 물가상승률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0.9% 상승했다.
정부는 물가관계차관회의 등을 통해 주류나 돼지고기 등 가격이 상승했거나 상승이 예상되는 품목을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해 서민부담 완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철저한 방역·관리를 통해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국내 유입에 따른 축산물 수급 불안 가능성을 차단하고 수입선 다변화, 할인행사 등 가격 안정 대책도 추진하겠다"며 "한국소비자원·소비자단체 등을 중심으로 원가 상승요인과 유통채널별 가격정보 등을 제공해 시장경쟁을 촉진하는 등 가격 안정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