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자 칼럼]유사군복 처벌 합헌, 구시대 모순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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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기자 칼럼]유사군복 처벌 합헌, 구시대 모순을 지켰다

최종수정 : 2019-04-16 13:38:23

문형철 기자 자화상. 예비역 육군 소령 출신으로 군사문화 칼럼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 문형철 기자 자화상. 예비역 육군 소령 출신으로 군사문화 칼럼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유사 군복 판매자 처벌 합헌결정 과연 옳은 결정일까. 유사 군복 판매는 군사정부 시절 국방부 장관령으로 제정된 '군복 및 군용장구의 단속에 관한 법률(군복단속법)'로 금지돼 왔다.

지난 15일 헌법재판소는 유사 군복 판매자에 대한 처벌은 합헌이란 판결을 내렸고, 국방부 최현수 대변인은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맞장구를 쳤다.

현행 군복단속법의 모순에 대해서는 그는 꿀먹은 벙어리마냥 침묵했다.

군복단속법은 1973년 5월 군수품관리와 국방력강화를 목적으로 시행돼 왔다.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지는 군수품이 부정하게 유통되는 것은 법으로 막아야 한다. 그렇지만, 모호한 법령을 제대로 개정하지 못한 채 수십 년간 모순 점을 키워 온 것은 누구의 잘 못인가.

돌 같이 딱딱한 유연성 없는 사법부와 국방부의 맷돌 콜라보가 갈아낸 것은 '국방의 효율성'이 아니라 '규제의 사수'라는 돌가루만 갈아냈기 때문이다. 아니 돌리는 사람 팔만 아플지도 모른다.

현행 군복단속법은 군모와 제복, 군화, 계급장 등 군복의 제조와 판매, 유사 군복의 제조와 판매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상 대한민국 전역은 유사군복으로 덮혀있고 대한민국 국민 다수는 범법자가 될 수 밖에 없다.

롯데마트의 일부 매장에서는 일반 국민이 볼 때 식별하기 힘든 현용 국군의 위장무늬가 들어간 방한피복, 기능성 의류, 가방 등이 버젓이 팔리고 있다. 현재까지 경찰이나 군 수사당국이 이를 수사하거나 처벌한 적이 없다. 국방부는 "이 제품들이 군이 가진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았다"며 방관했다.

그런데 주운 군화를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판매하려던 30대 남성은 지난 2월 국방부조사본부(헌병)에 고발됐다. 법이 지키려는 법익은 과연 무엇인가.

관련업계는 군의 눈치를 보느라 말을 못 할 뿐 이번 판결에 대해 우려한다. 법령을 엄격히 지키는 업체들은 장래 다가올 호재를 눈에 두고도 군복단속법 때문에 육군이 추진하는 워라어플랫폼과 사제장비 허용 등 호재에도 발이 묶여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사군복을 판매한 업체는 유도탄처럼 법망을 피해 중국산 원단으로 파병부대의 피복과 군용장구류를 납품하기도 했다

일부 예비군들도 군복제령을 위반한 유사 군복을 착용한다. 그런데 군 당국은 관련규정이 없다며 쉬쉬하고 있다. 군 관계자들이 공부를 하면 좋을 것 같다. 예비군복제는 현행 복제령을 적용한다고 규정이 있는데 왜 모를까.

안보를 이유로 유사군복의 판매와 착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클래식한 사고의 반론도 있다.

이미 위장무늬는 우리가 적성국이라 생각하는 나라에서 생산하고 있고, 베레모 등 일부는 공공연하게 쓰여진 바있다. 동남아 헌옷 시장에는 콘테이너 단위로 국군 군복이 거래된다.

안보란 이름으로 각종정치 집회에 군복으로 나오시는 분들은 왜 처벌하지 않나 모르겠다.

헌재는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 감정을 가진 사람은 어떠한 물품이 유사군복에 해당하는지 예측할 수 있다"며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 잘난 머리들로 내린 결론이다. 그리고 국방부는 그 결정을 존중한다고 했다. 돌 끼리는 마주치지 않는게 좋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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