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휘종의 잠시쉼표] 정신도 고령화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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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정신도 고령화사회

최종수정 : 2019-04-10 15:58:13

 윤휘종의 잠시쉼표 정신도 고령화사회

사람은 나이를 먹으면 미래보다 지나간 일을 더 많이 생각하게 된다. 인생을 정리할 시기가 다가와서인지, 미래보다 과거에 집착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나이 먹으면 고지식해진다는 얘기도 같은 맥락이다. 새로운 것을 수용하고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기보다 "그건 잘 모르겠고…" "내가 젊었을 땐 말이야…" 하면서 자신만의 성에 갇혀 과거의 경험을 잣대로 세상을 평가한다. 소위 '꼰대' 소리를 듣는 이유도 나이를 먹으면서 사고가 굳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특성은 개인뿐 아니라 집단에도 적용된다. 고령화사회로 접어든 대한민국은 구성원들의 나이뿐 아니라 정신도 고령화된 듯 하다.

몇년 전의 연예인 성접대 사건, 전직 고위공무원의 스캔들 같은 과거 캐기에 빠져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놓고 다시 잘잘못을 따지자고 덤비는가 하면, 당시의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며 자신들의 선명성을 강조하는 수단으로 삼기도 한다.

우리가 과거사의 잘잘못을 가려보자며 싸우고, 연예인들의 일탈에 관심을 쏟고 있는 사이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나라들은 미래를 개척하는데 역량을 쏟고 있다. 지금 전세계는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자율자동차, 바이오 등 첨단 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대대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이미 4차 산업혁명에 뛰어들었다. 인재를 외국까지 가서 영입하고 사업구조를 재편하면서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정부는 이런 기업들이 힘을 내서 싸울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투자를 할 수 있는 의욕을 불어넣어줘야 한다. 하지만 정책을 집행하는 집단을 보면 여전히 과거의 고리타분한 틀을 벗지 못하고 있다. 10일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가 내놓은 '사람투자 10대 과제'만 봐도 그렇다.

AI 같은 유망산업을 선도할 인재 4만6000명을 발굴하거나 스마트인재 11만명을 양성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는 좋다. 하지만 과거 'SW인재 10만 양병설' 같은 정책의 '4차혁명 버전'이란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신청자를 심사해서 훈련비를 지원해주겠다는 얘기인데, 누가 심사를 한다는 것인지, 이름만 바꾼 실업급여를 주겠다는 의미인지, 그렇게 육성한 인재들을 어디에 투입하겠다는 것인지는 답이 없다.

젊은이들이 중소기업 자체를 선호하지 않는 현실인데, 중소기업의 스마트 제조혁신을 뒷받침할 전문인력 10만명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게다가 140만명에게 최대 500만원의 직업능력개발비를 지원한다는 얘기는 결국 세금을 더 거두겠다는 얘기이기도 한 것 같아 개운치 않다.

이번 10대 과제는 그저 세계 각국이 4차 산업혁명에 뛰어든다니까 우리도 허겁지겁 뭔가를 만들자며 내놓은 방안처럼 허술하다.

과거에 매달리면서 지난 정부와의 차별화를 위해,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지금 돈을 펑펑 쓰면 그 부담은 결국 고스란히 후대에 넘어가게 된다. 지금 선심을 쓰는 사람들이야 몇년 뒤 물러나면 그만이겠지만, 내일을 준비하지 않은 채 과거와 오늘을 위해 기분을 내는 건 진정으로 다음 세대를, 미래를 생각하지 않은 무책임한 행동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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