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미 기자의 '와이, 와인(Why, wine)']<22>영혼을 달래주는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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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 와인(Why, wine)']<22>영혼을 달래주는 와인

최종수정 : 2019-04-04 09:18:45

-영화로 맛보는 와인 ④파리로 가는 길

 안상미 기자
▲ /안상미 기자

"2012년산 샤토네프 뒤 파프입니다.", "이 와인과는 바욘햄멜론 샐러드가 잘 어울리죠."

영화 '파리로 가는 길'은 칸에서 파리까지의 여정을 담았다. 자동차로 7시간이면 가는 거리지만 프랑스 남동부의 정취를 즐기고, 곳곳의 먹거리와 와인을 맛보느라 여정은 장장 40시간이 넘게 걸린다.

남편과 약속한 시간에 도착하기 위해 서두르는 '앤'에게 '자크'는 말한다. "파리는 어디 가지 않아요(Paris can wait)." 이 영화의 원제이기도 하다. 그렇게 예기치 않은 1박2일 로드트립을 시작한다. 아니 푸드, 그리고 와인 여행이다.

파리가 그대로 있듯, 가는 지역마다 와인도 기다렸다는 듯이 그들을 맞이한다.

자크와 앤의 첫 테이블에는 샤토네프 뒤 파프가 올랐다. 이제 칸에서 출발한 지 얼마되지 않았기에 남부 론 지역의 와인이다. '교황의 새로운 성(城)'이라는 의미처럼 14세기 왕권과 교황권의 갈등으로 아비뇽으로 오게 된 교황을 위한 와인이다. 샤토네프 뒤 파프인지 알아보기도 쉽다. 교황의 와인답게 병마다 교황관과 천국과 지옥의 문을 여는 두 개의 열쇠가 새겨져 있다. 샤토네프 뒤 파프는 그르나슈를 중심으로 포도품종을 13가지까지 섞기도 한다.

앤과 자크는 폴 세잔이 즐겨 그린 생 빅투아르 산을 구경하고, 로마인들이 전성기 시절의 세력을 과시하기 위해 만든 가르 수도교를 지난다.

 영화 파리로 가는 길 스틸 이미지.
▲ /영화 '파리로 가는 길' 스틸 이미지.

이제 리옹이다. 여기에서의 만찬이 음식이든 와인이든 절정이다. 파리 쪽으로 좀 더 다가갔으니 북부 론 지역의 와인이 등장한다. 도미 요리에 맞춰 화이트와인 꽁드리유로 시작하며, 이어 양고기 요리에 맞춰서는 에르미타주와 꼬뜨로띠를 모두 맛보기로 한다.

남부 론 와인이 여러 품종을 섞었다면 북부 론은 보통 하나의 품종으로 만든다. 꽁드리유는 비오니에 품종으로만 만든 화이트 와인이다. 꽃향기가 좋다. 꽁드리유의 아로마인지 테이블 위의 꽃의 향기인지 앤은 프랑스는 꽃향기도 더 좋은 것 같다며 분위기는 살아난다.

에르미타주와 꼬뜨로띠는 시라 품종으로 만든 레드와인이다. 묵직하고 강인한 스타일이다. 자크가 주문한 양고기, 송아지 요리와 먹기 좋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순서도 뒤바뀐 채 에르미타주 레드와인이 아닌 화이트와인이 앤의 잔에 따라진다. 와인처럼 자크 역시 의도하진 않았지만 앤의 마음을 상하게 한다.

위로의 수단도 역시 음식과 와인이다. 자크는 말한다. "앤, 식사합시다. 음식은 영혼을 달래주죠."

성 막달레나 성당이 있는 베즐레이에서 앤과 자크가 마신 마지막 와인은 도멘 다그노의 2012년 빈티지 '퀴베 실렉스'다. 파리쪽으로 거의 다 다가간 루아르 지역의 와인이다.

자크가 "그 지역의 특징인 미네랄 향이 선명하죠. 포도원 심층토가 석회질이라 이 와인에 아주 특별한 성격을 부여하죠. 아주 깊고…"라고 표현한 대로 쇼비뇽블랑으로 만든 최상급 화이트 와인이다. 그러나 이제 앤에게 그런 설명은 필요없다. 와인을 있는 그대로 즐길 뿐이다. "52살의 여자도 38살의 남자를 만날 수 있다"며 아파트 비밀번호도 말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됐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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