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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방/외교

[전문기자 칼럼]軍, 안전의 굴레에 갇혀 전시품으로 전락되나

문형철 기자 자화상. 예비역 육군 소령 출신으로 군사문화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군대란 조직은 위험을 감수하고 싸워야 하는 조직이다. 때문에 전투원이 전쟁에서 최대한 생존할 수 있도록 훈련은 실전성을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 국군은 과도한 안전과 보신주의로 실전에서 싸워 이길 수 있는 실전성이 퇴색돼 가는 것 같다. 과격하게 말하자면 전람회의 전시물로 국군이 진화하는 것 아닐까.

국군의 기관지인 국방일보는 지난달 28일 공군의 새로운 '사격 안전장비 3종'을 극찬하는 기사를 올렸다.

국방일보에 따르면 공군의 사격 안전장비는 K2 소총의 힌지(총몸을 열고 닫게하는 부품), 전용 탄피회수통, 지붕형 총기안전틀로 구성돼 있다. 공군교육사령부 기본군사훈련단(훈련단)이 자체개발 한 이 장비가 사격의 안전도와 훈련 성과를 제고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전투에 사용하지 않는 장비를 부착한 사격과 실제 전투사격이 같은 훈련조건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야전 상황과 최대한 유사한 조건이라도 유사시 전투원의 생존성이 높아질까 말까할텐데 말이다.

총기와 직접 연결된 장비에 대해 훈련단은 힌지안전핀이 힌지의 풀림과 용수철 후퇴를 차단해 사고를 방지한다고 설명했다. 박스형 탄피회수통은 가늠자 높이까지 올라와 사수의 시야에 간섭을 줄 수있는 형상임에도 훈련단은 무게와 제작 단가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총기를 삽입해 총열 전체를 감싸는 지붕형 안전틀은 사수의 시야를 크게 제약할 수 있다.

교관 및 조교가 사고발생을 완전히 제거하고 훈련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고민한 결과라는게 공군의 설명이지만, 구더기 무서워 장을 못 만드는 꼴 아닐까.

안전성 부분은 그렇다 하더라도 사격술 향상과는 분명 거리가 먼 장비임에 틀림 없다.

이와 관련해 훈련단 측은 "타군에서 발생한 예비군 훈련 사격장 사고 에 대한 고민을 각군이 하고 있다"면서 "장병의 생명을 최우선시 하는 가운데 신병의 사격술을 효과적으로 습득하기 위해 고안 된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공군의 사격 안전장비는 훈련단을 비롯한 공군 전부대에서 사용 중이기 때문에, 최소한 진지전투에 맞는 전투사격술 숙달에는 맞지 않다.

공군의 사격 안전장비를 접한 국내외 전술 및 사격 전문가들은 공군 뿐만이 아니라 징병제인 한국군이 봉착한 문제일 것이라고 말한다.

익명의 전술 전문가는 "징병제가 아니지만 자위대도 사고에 민감해 안전에 대한 강구가 지나친 편"이라면서도 "훈련의 실전성을 잃지 않기 위해 시뮬레이터를 이용한 사격 등 다양한 훈련방법을 강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민주화 발전 속도와 비례해 인권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개인의 의사가 아닌 징병으로 입대한 장병들의 안전성에 대한 요구가 커진 것"이라며 "일선의 지휘관들이 고민을 하게되는 것이지만, 실전성을 버렸다는 것을 이렇게 자랑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막아야 할 안전사고에 대한 대비보다, 눈앞에 보이는 과도한 안전의 굴레에 갇힌 국군이 총을 쏘며 지키는 군대가 아닌 총을보며 바라보는 군대가 될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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