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앤쇼핑이 오는 29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현 최종삼 대표 등에 대한 해임 안건이 올라가 있어 귀추가 쏠리고 있다.
최 대표가 이끄는 홈앤쇼핑이 지난해 실적이 악화됐다는 이유로 소액주주들이 이의를 제기했고, 결국 주주제안을 통해 주총 안건에까지 상정되면서 표 대결을 해야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홈앤쇼핑은 소액주주들이 22.0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대주주는 32.93%의 지분을 갖고 있는 중소기업중앙회다. 주총에서 중기중앙회의 입을 쳐다볼 수밖에 없게 됐다. 이외에도 농협경제지주와 중소기업은행, 중소기업유통센터가 각각 1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6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홈앤쇼핑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정기주주총회 소집통지서를 주주들에게 보냈다.
여기에는 최근 중기중앙회장에 취임한 김기문 회장을 새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도 포함돼 있다. 중기중앙회가 대주주여서 회장이 홈앤쇼핑의 이사회 의장이 되기 위해선 당연한 수순이다.
그런데 소액주주들이 최 대표와 박인봉 기타비상무이사 그리고 유영호 상근감사 등 현 이사진에 대한 해임을 제기하는 변수가 생기면서 주총에서 주요 주주들의 셈법이 복잡하게 됐다.
지난해 5월 취임한 최 대표는 오는 2020년 5월까지가 임기로, 현재까지 1년도 채우지 못했다.
최 대표 등에 대한 해임 건의가 담긴 주주제안은 소액주주운영위원회측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대표가 홈앤쇼핑의 경영을 맡고나서 실적이 악화됐다는게 가장 큰 이유다.
홈앤쇼핑은 지난해 실적이 연결기준으로 매출 4039억원, 영업이익 448억원, 순이익 373억원을 각각 올렸다. 전년도의 경우엔 매출 4203억원, 영업이익 475억원, 순이익 386억원을 기록했다. 실적이 1년새 다소 주춤한 것이다.
최 대표의 거취는 이같은 소액주주측의 제안을 대주주인 중기중앙회를 비롯해 주요 주주들이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그중에서도 중기중앙회의 입이 가장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소액주주들이 홈앤쇼핑의 실적 저하를 이유로 그같은 제안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최 대표가 경영을 맡은 지 얼마되지 않은 만큼 가능성을 믿고 좀더 지켜보자는 기류가 대체적인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주요 주주인 농협경제지주와 중소기업은행, 중기유통센터의 판단도 주목된다. 특히 중소벤처기업부의 입장에 관심이 쏠린다. 홈앤쇼핑의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는 중기유통센터는 중기부 산하기관인 중소기업진흥공단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타공공기관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홈앤쇼핑이 공공기관이 아니어서 정부가 관련 지침을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면서 "다만 중기유통센터가 주주로 있고 이사회의 역할이 견제와 균형을 맞추는 것인 만큼 (유통센터를 통해)지켜보는 정도일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중기유통센터를 포함해 15%씩의 지분을 갖고 있는 주요 주주들의 경우엔 이번 소액주주들의 대표 해임 건의안에 대해 가·부를 놓고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명하기보단 '중립'을 지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결국 대주주인 중기중앙회의 생각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 대표의 유임이 확정된다면 소액주주들이 해임 건의 명단에 함께 올렸던 박인봉 이사나 유영호 감사 중 한 명이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이번 주총에는 박해철 전 중기중앙회 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안정호 김앤장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각각 선임하는 안건도 포함돼 있다. 현재 홈앤쇼핑엔 사내이사가 최 대표 1명 뿐이다. 박해철 전 본부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될 경우엔 최 대표·박 상무 체제가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