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자 칼럼]서해수호의 날, 버려진 나의 전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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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기자 칼럼]서해수호의 날, 버려진 나의 전우들

최종수정 : 2019-03-24 13:17:11

문형철 기자 자화상. 예비역 육군 소령 출신으로 군사문화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 문형철 기자 자화상. 예비역 육군 소령 출신으로 군사문화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지난 22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서해수호의 날 4주년 기념식'을 보면서 눈물이 왈콱 쏟아졌다.

옆에서 TV를 같이 시청하던 옛 전우의 눈도 촉촉히 젖어 있었다. 2002년 제2연평해전, 2010년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전에서 전사·순국한 해군 전우들의 이름과 그들의 애잔한 사연이 함께 전해졌기 때문이다.

올해 서해수호의날 행사를 지켜 본 대다수 현·예비역 국군 전우들은 '국방부가 서해를 수호하다 먼저 산화한 전우들을 버렸다'고 생각한다.

앞서 20일 열린 국회대정부질문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서해수호의 날을 "남북 간의 불미스러운 충돌로 인해 벌어진 교전에서 순국한 장병들을 기리는 날"이라고 정의했다.

임무를 다하다 전사·순국한 전우들이 무엇을 잘 못했기에, 정 장관은 '불미스러운 충돌'이라고 했을까. 예비역 육군 소령으로 동원훈련을 마치고 나서 이 소식을 접한 기자는 정 장관의 발언이 이해하기 힘들었다.

국방부가 군인을 대표하는 곳이 아니다라고 말한 전직 국방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떠올리며,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 본다. 지난해 6월 27일 국방부는 제2연평해전 전사자들을 순직자로 표기한 포스터를 국방부 페이스북에 올렸다.

2017년 국회에서 전사자로 법적지위와 명예가 회복됐음에도, 국방부는 서해에서 산화한 전우들을 순직자라고 표기했다. 평시 임무 수행 중 사망한 순직과 전투 중 사망한 전사는 엄연히 예우가 다르다. 유족의 입장에서는 분통이 터질 일이다.

이를 지적한 기사가 나오자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과 당시 부대변인이었던 이진우 대령은 관련 기사를 외압을 통해 삭제했고, 해당 기자는 퇴직아닌 퇴직을 맞이했다. 이를 목격한 한 시민이 국방부에 기사를 삭제한 이유를 민원을 통해 질의했지만, 이진우 대령과 그의 지시를 받은 임명수 해군 대령(당시 중령)은 엉뚱한 답변을 내 놓았다.

"기자가 악의적으로 기사를 썼고, 정정요청을 했지만 기자가 받아들이지 않아 삭제요청을 한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사전에 문제를 국방부에 알린 기자는 국방부의 입장을 기다렸고, 입장이 없어 기사를 올렸던 것이다. 더욱이 최 대변인의 기사 삭제 요청에 대해 "문제가 있다면 수정을 하겠다"고 말했음에도 말이다.

무엇이 국방부 당국자들을 안절부절하게 하고 사실을 덮으려 만들게 했을까.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지난 국회대정부질문에서 정 장관이 한 발언은 국방부 대변인실의 이러한 기조를 이어받은 것은 아닐까.

전사한 전우들을 내친 것은 국방부 뿐만이 아니었다. '따뜻한 보훈'을 내건 보훈처와 정치인들도 마찬가지였다.

보훈처 산하 국립대전현충원은 16일 '제4회 서해수호 걷기대회'를 개최하면서 홍보 포스터에는 함번 971인 광개토대왕함의 사진을 올렸다. 동해 1함대 소속인 광개토대왕함을 왜 올렸을까.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2년 연속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불참했고,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의 조화 팻말은 뜯겨져 버렸다. 일부 언론에서는 자유한국당 당원의 소행일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나라를 위해 헌신한 나의 전우들. 그들의 숭고한 헌신이 정치적 잣대로 대우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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