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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분양

10년 만에 다시 가면 벗는 분양가…주택시장 파장 예고



-공동택지 내 공동주택 분양가격 공시항목 확대…'10년 전 실패 재현' 우려

21일부터 공공택지에 짓는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항목이 기존 12개에서 62개로 늘어난다. 분양원가가 가면을 벗는 건 10년 만이다.

정부와 시민단체 등은 이번 조치로 건축비용 검증이 구체화되면서 분양가에 낀 거품을 걷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건설업계에선 분양가 인하 압박으로 주택 공급이 감소하고, 시세보다 분양가가 크게 낮아지면 '로또 아파트'를 양산해 청약 시장이 과열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공공택지 공급주택 분양가격 공시항목 개정 전후 비교./국토교통부



◆ 고분양가 관리될까

2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달부터 공공택지 아파트의 분양가 공시항목을 12개에서 62개로 늘리는 '공동주택 분양가격의 산정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이 시행된다.

이에 따라 21일 이후 공공택지에서 공동주택 입주자모집승인 신청을 하는 주택사업자는 입주자모집 공고 시 분양가격 항목을 62개로 세분화해 공시해야 한다.

공시 항목은 택지비 4개, 토목 13개, 건축 23개, 기계설비 9개 , 그 밖의 공종 4개, 그 밖의 공사비 2개, 간접비, 6개, 그 밖의 비용 1개 등이다.

이번에 개정하는 62개 분양가격 항목 공개를 최초로 적용하는 아파트 단지는 위례신도시에 총 1078가구를 조성하는 '힐스테이트 북위례(A3-4A BL)가 될 전망이다. 같은 지역에서 분양 예정인 우미린, 중흥S클래스 등도 62개 항목의 분양원가를 공개해야 한다. 또 올해 공공택지 공급 지구인 하남감일, 서울 고덕강일, 과천지식정보타운, 고양삼송 등 11곳에 조성하는 아파트도 모두 분양원가를 확대 공개할 전망이다.

정부는 분양원가 공개항목이 늘어나면 분양가 거품이 빠지면서 집값 인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토부 주택정책과 이명섭 과장은 "이번 제도개선을 통해 소비자의 접근성이 높아지고 적정가격의 주택공급을 유도해 국민 주거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도 이번에 확대되는 분양원가 항목을 고분양가 규제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HUG 이재광 사장은 전날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올 초부터 아파트 분양가가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주변 시세의 110% 수준이어서 시세가 오른 영향이 크다"면서도 "앞으로 분양원가 공개항목이 늘어나는데 이를 분양가 조정에 활용할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이번 조치에 따라 분양가 하락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이번 분양원가 공개항목 확대로 소비자들이 청약을 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지표가 늘어나게 된다"며 "아울러 지역 평균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싸게 공급되는 경향이 있는 사업장 등에서 분양가 적정성을 가이드해주고 고분양가를 간접적으로 제어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공공택지 공급 지구./국토교통부



◆10년 전 실패 재현 우려도

그러나 일각에선 공시가격 공개항목 공개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이번 조치가 분양가를 일시적으로 끌어내릴 수는 있지만 건설사의 경영 부담을 가중해 장기적으로 주택공급 위축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07년 노무현 정부 시절 분양원가 공개가 첫 도입된 이후 수 년 간 주택분양 물량이 크게 줄어든 바 있다. 이런 이유로 5년 뒤 공공부문에 대한 공개항목이 12개로 축소되고, 2014년엔 민간택지에 대한 공개의무가 폐지됐다.

'로또 청약'에 따른 청약 과열 현상이 심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기존에도 HUG에서 분양가가 높으면 보증을 거부하면서 사실상 분양가를 조정해 왔다. 여기에 분양원가 공개항목까지 확대되면 새 아파트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더 낮게 책정돼 '로또 아파트'를 양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분양가 인하 압박에 주택의 질이 떨어지거나 건설사의 영업기밀로 볼 수 있는 노하우, 사업전략 등이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지자체에서 분양가 심사를 깐깐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분양가의 합리적인 책정이 기대된다"면서도 "건설회사 입장에선 옥석을 가려서 흥행할 만한 곳을 위주로 공급하게 되고, 나중엔 분양물량과 입주물량이 줄어들어 주택시장이 한 풀 꺾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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