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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여는 사람들] 원조 캠핑 요리 전문가 MC 음주가무, 회사 그만두고 마이크 잡은 이유

최종수정 : 2019-03-19 14:27:45

MC 음주가무는 사회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캠핑뿐 아니라 어디든 달려간다. MC 음주가무 제공
▲ MC 음주가무는 사회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캠핑뿐 아니라 어디든 달려간다. /MC 음주가무 제공

태양이 어슴푸레 창가를 비추는 새벽. 김성중 씨는 오늘도 먼 길을 떠날 채비를 시작한다. 일찌감치 현장 분위기를 살펴야 하루를 잘 마무리할 수 있다는 신념 때문이다.

출근지는 서울에서 제주까지 다양하다. 그나마도 대부분은 인적이 드문 오지다. 김 씨가 차를 좋아하지 않는데도 오프로드용 SUV를 사고 싶어하는 이유다.

김성중 씨는 'MC 음주가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있다. 국내 캠핑 MC 원조격, 캠핑 요리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인물이기도 하다. 생활의 달인과 아침마당 등 인기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전국에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MC 음주가무는 술을 좋아해 우리술여행가, 한국전통민속주협회 홍보이사라는 직함도 보유 중이다. MC 음주가무 제공
▲ MC 음주가무는 술을 좋아해 우리술여행가, 한국전통민속주협회 홍보이사라는 직함도 보유 중이다. /MC 음주가무 제공

◆건설사 나와 MC 선택한 까닭

처음 만난 김 씨는 사회자 MC보다는 랩퍼 MC에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야구모자와 후드티, 그리고 멋들어진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한국나이로는 50세, 대학생 자녀 2명을 데리고 있다고 믿기 어려운 외모다.

"음악을 좋아하고 자유 분방한 성격이라 편한 차림을 좋아한다"며 김씨는 즉각 대답했지만, 한참을 얘기하고 나서야 더 솔직한 이유를 꺼냈다. 강사는 생각이 자유로워야 한다는 직업 철학이다. 매사에 신중한 성격과 투철한 프로정신이 느껴졌다.

김 씨는 레크레이션 자격증을 20살에 취득했다. 학창시절 남들 앞에 나서기를 좋아하던 성격을 발견하고 현장을 쫓아다니면서 꿈을 키웠다. 전문 MC가 천직이라고 믿었단다.

하지만 김씨가 전업 전문 MC로 활동한 기간은 20대 초반을 합해도 10년 정도에 불과하다. 20대 후반부터 40대 초반까지 20여년을 건설회사 직원으로 살았다. 신림동 LP바와 홍대 술집을 경영해보기도 했다.

로맨틱한 이야기가 숨어있었다. 결혼을 준비하던 25세, 공무원이었던 장인이 내건 조건은 '번듯한' 회사에 취직하는 것이었다. 그 자리에서 김 씨는 당장 취업을 결심하고, 긴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사랑하는 아내와 자녀들을 위해. 김 씨의 개인 휴대전화 배경은 여전히 아내 얼굴이다.

캠핑도 자녀들을 위해 처음 시작했다. 어린 아이들과 교감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이만한 게 없었다는 설명이다. 가족들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면서 캠핑 요리에도 눈을 떴다. 언제부턴가 자녀들이 동행하지 않았지만, 이미 캠핑의 매력에 푹 빠진 이후였다고 김 씨는 웃으며 말했다.

다시 전문 MC가 된 이유는 끓어오르는 '끼' 때문이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사내 행사가 열리면 꼭 진행자를 자원했지만, 사람들 앞에 서고 싶은 욕구를 해소하기는 어려웠다. 캠핑 행사에서라도 마이크를 잡아야만 직성이 풀렸다.

결국 김 씨는 40대 중반 회사를 그만두고 사회자로 다시 돌아왔다. 아내가 반대하긴 했지만, 스스로는 "부활했다"는 기분이었단다. 캠핑, 캠핑 요리 전문가로 방송도 많이 탔다. 이제는 국내에서 김 씨 손을 거치지 않은 캠핑 행사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MC음주가무는 평생 마이크를 잡고 소박하면서 행복하고 살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다. MC 음주가무 제공
▲ MC음주가무는 평생 마이크를 잡고 소박하면서 행복하고 살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다. /MC 음주가무 제공

◆"사는 얘기 전하며 잔잔하게 살고파"

그러나 김 씨가 캠핑 전문 MC로만 활동하는 것은 아니다. 김 씨 명함에는 이벤트 MC뿐 아니라 ▲친환경안전캠핑강사 ▲우리술여행가 ▲한국전통민속주협회 홍보이사 라는 직함도 함께 적혀있다.

요즘 주력하는 분야는 친환경 캠핑 전도사다. 최근 자연을 만끽하자는 캠핑 본연의 의미보다는 자연을 정복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난 까닭이다. 한국관광공사 친환경안전캠핑강사 자격증도 이를 위해 취득했다.

김 씨가 말하는 가장 좋은 캠핑은 자연 자체를 느끼는 것이다. 인위적으로 만든 캠핑장이 편리하고 좋지만, 아무도 없는 자연 속에 하룻밤 머무는 낭만을 캠핑의 진정한 재미라고 꼽았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흔적 없이'다. 불을 최대한 자제해야함은 물론이고, 계곡 물도 깨끗하게 지켜줘야 한다고 김 씨는 설명했다. 더 많은 사람이 캠핑을 즐길 수 있도록 자연을 지키고 배려해야 한다는 말이다. 자신은 오염 방지를 위해 이도 잘 안닦았다며, 캠핑 전 철저한 준비가 필수라고 김 씨는 덧붙였다.

전통주는 캠핑을 하면서 김 씨가 자연스럽게 즐기게 된 취미다. 캠핑장에서 막걸리를 즐겨으면서 다양한 전통주를 접하게 됐고, 민속주가 다른 술보다 더 맛있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민속주 발전이 더딘 까닭으로는 국내 술 문화를 꼽았다. 무조건 저렴한 술만 선호하는 탓에 제대로 된 전통주가 빛을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전통주가 소주보다는 비싸더라도 외국술보다는 더 싸고 맛있다고 김 씨는 안타까워했다.

김 씨는 앞으로 삶에 대한 얘기를 전하는 강사로도 자주 활동하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오랜 직장 생활과 사업을 통해 얻은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서다. 어려서는 실패를 원망하기도 했지만 이제 와서 보면 다 이유가 있었다며, 삶의 지혜를 재미있고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래도 김 씨는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더 많이 일해서 부와 명예를 거머쥔 삶보다는 잔잔하게 흘러가고 싶단다. 가족들과 화목하고 친구에 술 한잔 사주는 정도면 만족한단다.

애로사항도 없지는 않았다. 인터뷰를 끝낸 후 술자리에서는 스케줄 조율과 늦은 행사비 지급 등 어려운 이야기도 들려줬다. 그래도 일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는 말에는 숨길 수 없는 진심이 전해져왔다. 아내를 만나러 간다는 뒷모습에서는 가족을 향한 애정이 묻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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