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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정준영 몰카' 2차 가해 멈춰야



"정준영 동영상 봤어?"

최근 가수 정준영의 '몰래 카메라(이하 몰카)' 파문 이후 기자가 가장 많이 들은 질문 중 하나다. 비단 동영상의 유무만이 아니다. 근거없는 소문을 바탕으로 영상 속 인물을 추측·특정해 진위여부를 묻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정준영은 지난 2015년 말부터 약 10개월간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성관계 동영상 등 불법 촬영물을 수차례 공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한 피해자는 1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된 정준영과 지인들의 카카오톡 내 대화는 충격적이다. '몰카'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이는 없고, 모두 당연하다는 듯 받아들인다. 여성에 대한 품평은 물론, 서로 영상을 요구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정준영의 카카오톡 대화방 밖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정준영의 주변 연예인, 특히 여성 연예인들이 애꿎게 도마 위에 오르는가 하면, 몇몇 연예인은 악성 지라시로 몸살을 앓기도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일명 '정준영 동영상'이 퍼졌다. 정준영과 여성 연예인의 성관계 영상이라는 이름 아래 조작 영상이 급속도로 확산된 것이다.

2차 가해가 이토록 만연한 이유는 일부 대중들이 이번 파문을 하나의 '오락거리' 정도로 인식한다는 데 있다. 지라시와 영상을 주고 받는 행위 속에서 범죄는 '일탈'로 희석되고, 피해자들은 지워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파문은 단순한 연예인 성추문이 아니다. '몰카'가 사회 문제로 떠올랐음에도 정준영과 지인들이 반성 없이 기행을 이어갈 수 있었던 배경을 떠올려야 한다.

정준영과 지인들의 대화방에서 '몰카' 영상은 일종의 전리품이었다. '몰카'를 보내는 것을 마치 오락거리마냥 다루는가 하면, 영상을 보내는 행위로 영웅 심리를 표출하기도 했다. "얘는 신고 못한다"는 협박성 조롱도 흘러나왔다.

정준영 파문은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남성 연대의 지리멸렬한 표본이다. 여성을 성적대상화하고, 도구화하면서도 죄의식조차 없다. 지금껏 사회가 이러한 행태를 일탈로 간주해온 데 따른 결과다.

누군가에겐 가십에 불과하지만 누군가에겐 평생 지울 수 없는 끔찍한 기억이다.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를 멈추고 정준영 파문의 본질을 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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