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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138) 갈등관리

김민 데일리폴리 정책연구소장. 동시통역사·정치평론가·전 대통령 전담통역관·주한 미 대사관 외교관



갈등(葛藤)이란 '칡 갈'자와 '등나무 등'자가 합쳐진 것으로 개인이나 집단이 가지고 있는 두 가지 이상의 목표나 정서들이 충돌하는 현상을 말한다. 칡나무와 등나무는 그 줄기가 반대로 감겨있다고 한다. 하나는 시계방향이고 다른 하나는 시계반대 방향으로 감겨진다. 이 둘을 합치려면 당연히 꼬이지 않겠는가. 기업체 등 사람이 모이는 수많은 조직에서는 늘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고 최근 필자는 공무원교육원 등에서 갈등관리를 주제로 적잖은 강연을 다니고 있다. '갈등관리'라는 것이 결국 소통과 리더십의 부재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나와 상대가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보다 스트레스를 받으며 불편한 상황에 부딪히는 게 세상살이다. 갈등이 무조건 나쁜 것이고, 무조건 없을 수는 없다. 다만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을 전제로 어떤 소통과 리더십을 가지고 문제를 비교적 원만하게 해결해야 하나에 관심과 집중을 기울여야 한다.

누구나 태어나면 모국어를 배우고 그 언어를 통해 타인과 의사소통을 한다. 그리고 성장하면서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기반으로 사람에 따라 이해의 척도와 사용하는 언어의 느낌이 달라진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성인이라 할지라도 같은 언어만 사용하면 대화는 저절로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상 전혀 그렇지 않다. 내 의도를 상대에게 정확히 이해시키고, 상대의 의도 또한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역시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 부분에 대한 중요성과 심각성을 사실상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마찰과 갈등이 생기고 분쟁과 다툼이 발생한다. 갈등의 대부분은 결국 인간의 이기적인 본성과 제대로 된 소통의 부재에서 비롯된다. 갈등을 최소화 하려면 우선되어야 할 것이 제대로 된 소통이다. 그리고 소통의 첫 번째는 경청이다. 이것을 기반으로 리더십도 생기고 그 리더십의 힘으로 조직과 세상은 돌아가게 된다. 어쨌든 갈등은 해결하라고 생기는 것이고 그냥 꼬여버리라고 생기는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

부모자식 사이에나 형제간에도 갈등이 생기기 마련인데, 사회생활이나 여타의 조직생활을 하다보면 오죽하겠는가. 새로운 일도 아니고 이상한 일도 아니다.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말을 잘하는 것보다 잘 듣는다는 것은 상당한 훈련과 인내가 필요하다. 그냥 귀가 있으니까 듣는 수준이라면 그것은 경청이 아니다. 상대의 의도를 최대한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소통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세상의 모든 갈등은 서로가 상대의 말을 제대로 경청만 해도 절반은 해결될 수 있다. 모든 갈등을 해결하거나 최소화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최근 사람들은 스피치 즉 말하는 것에 많은 관심을 갖는다. 학원에서 배우기도 하고 동호회나 스터디를 만들어 공부까지 한다. 통역과 강의를 직업으로 하는 필자의 입장에서 볼 때 이것은 뭔지 부자연스럽고 순서가 바뀌었다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동시통역사들이 훈련을 받고 그 과정을 공부할 때도 대부분은 듣는 수업과 연습을 하지 말하는 것을 우선하지는 않는다. 듣고 쓰고, 듣고 쓰고를 상당기간 반복한다. 서로 상대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서 각자 그럴싸하게 스피치만 잘한다면 그것이 관계에서 무슨 효과가 있을까. 또 말하는 것만 배우려 하지, 듣는 것을 배우려는 사람은 없다는 사실이 사람 간의 커뮤니케이션 상황에서 보면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얘기다.

사람이 살아있기 때문에 갈등도 발생한다. 생각과 성향과 목표가 전혀 다른 사람들이 모여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갈등은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 다만 그 해결은 소통 즉 경청의 기술을 제대로 터득하지 않고서는 해결될 수 없거나 된다 하더라도 더딜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모든 과정이 무시되고 리더십을 운운하는 세상이다. 세상의 모든 것은 순서에 따라 순리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통 즉 경청을 배워야 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리더십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두 가지가 어느 정도 정착되었을 때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나오는 것이다. 누구나 비슷한 성장과정을 거치듯이 갈등과 소통과 리더십을 함양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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