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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교육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인터뷰] "10년 만에 반값 등록금 사실상 실현, 이젠 초·중·고도 살펴야"

- 올해 중·고생 1500명에 월 30~40만원씩 시범 지원… 임기내 학교당 10명씩 5만명 목표

- 올해 대학생 연합기숙사 2호 건립, 대학생 주거난 해소도 주력

- "대학 재정 악화 한계에 달해"… 등록금 억제정책 재검토 단계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이 지난 20일 대구사옥에서 메트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손진영기자 son@



"와서 놀랐습니다. 평소 장학금은 가난한 학생에게 줘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었지만,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거든요. 10년 전 한국장학재단이 생기면서 근본적으로 바뀌었습니다. 큰 방향에서 잘되고 있고 작은 수리가 필요합니다."

이정우(68)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지난 8월 취임 후 국가장학금 현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 평소 '장학금은 가난한 학생에게 줘야 한다'는 그의 지론이 사실상 실현됐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는 "과거 한국에서는 유독 성적 위주로 장학금을 줬고, 잘못된 제도가 오래 지속됐다"며 "대학생이 210만 명인데, 이중 100만명 정도가 국가장학금을 받고, 학자금 대출자는 60만명 정도로 대학생 4분의 3 이상이 장학금 혹은 대출로 혜택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아직 대학생 절반 정도가 장학금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국가장학금을 받는 학생이 전체 대학생의 절반이고, 이게 더 중요하다"면서 "전체 등록금을 분모에 두면 거의 절반 정도가 장학금을 받는 것으로 반값 등록금이 실현된 셈이다. 10년 전에 시작했는데 거의 실현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세기 전 대학 다닐때 생각하면 국립대는 장학금 3분의 1을 받았고, 사립대는 1할 정도 받을까 말까 했다. 대다수가 사립이어서 장학금 받는 학생이 2할이 잘 안됐다. 불과 반세기 전의 일이다"고 덧붙였다.

■ "중·고생 5만명에 생활비 지원 목표" 임기 내 이룰것

이 이사장은 대학생 국가장학금 지원이 큰 틀에서 아주 잘 되고 있다고 보고, 이젠 초·중·고교로 눈을 돌릴 때라고 했다. 그는 "대학생 지원은 많이 개선되고 좋아졌지만 초중고가 사각지대가 많아졌다"며 "임기내에 그걸 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어 "중학교는 의무교육이고 고등학교도 의무교육으로 간다. 앞으로 등록금 걱정은 없지만 등록금만 해결된다고 문제가 없진 않다. 생활비가 없어서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면서 "그들을 찾아 월 30~40만원을 주면 공부를 할 수 있다. 고3까지 받고 대학으로 가면 국가장학금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한국장학재단은 올해 중·고교 학생 1500명을 선발해 월 30~40만원의 생활비를 지원하는 시범 사업을 시작한다. 학생 선발은 학교추천으로 하고 생활비는 지출 항목을 제한하는 바우처 형태로 하는 등 세부 계획을 마련 중이다. 재원은 복권기금이다. 내년부터 이를 5000명으로 규모를 확대한다.

이 이사장은 "전국 중·고교가 5000개가 넘는다. 거기에 어렵고 가난하고 똑똑하고 유망한 학생들이 한 학교당 몇십명씩 있을 것이다. 엘리트만 뽑아도 10명은 나올 것이다. 합하면 5만명 정도다"라며 "학생들에게는 가뭄에 단비인데 너무 적시는 면적이 적다. 임기내 5만명이 생활비 걱정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이사장은 "기재부와 논의한 끝에 김동연 전 부총리가 최종 결정을 아주 잘해주셨다"며 "본인이 어렵게 고학한 경험에서 결정이 나와서 높이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장학재단의 1년 예산은 8조원이다. 3.6조원은 국가장학금 무상 지원에 쓰고, 1.8조원은 학자금 대출이다. 장학금은 국가예산이고 대출금 재원은 재단이 채권을 발행해 조달한다. 대학생 학비 부담을 지원하는 국가장학금과 학자금 대출이 재단의 주요 사업이라면 작은 사업으로는 대학생 주거난 해결을 위한 연합기숙사가 있다.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이 지난 20일 대구사옥에서 메트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손진영기자 son@



■ 한양대 인근 2호 연합기숙사 올해 안에 설립

재단은 2017년 경기도 고양시에 1000명 규모 1호 연합기숙사를 지어 운영 중이다. 재원은 은행연합회로 수십개 은행들이 출연해 건축비를 마련했고, 땅은 유휴 국공유지를 쓴다. 2호 연합기숙사는 서울 성동구 한양대 인근에 마련하고 이후 3,4,5호를 순차적으로 건설할 계획이다. 2호 연합기숙사 건축비는 300여억 원이 드는데, 한수원과 원자력발전소를 가진 4개 지자체가 내줘 해결됐다. 이 이사장은 "일부 아파트 주민이 조망권을 주장하거나, 일부 원룸업자들이 반대하지만, 그렇다고 1000명 대학생의 거주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좌절되면 말이 안된다"면서 "다 준비됐지만 민원때문에 허가가 안나고 있다. 구청장 면담을 신청해 곧 만난다. 올해 풀어야 할 숙제다"고 말했다. 그는 "한양대 인근에 지어진다고 해서 입주 학생이 모두 한양대 학생은 아니다. 한 대학 소속 학생을 15%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며 "원룸업자 등 지역상권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 대학 재정난 심각… 등록금 억제정책 재검토 단계

대학 등록금은 한국장학재단으로서는 민감하고도 중요한 사안이다. 대학 등록금 수준에 따라 국가장학금의 지원 비율이 정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정부는 직전 3개 연도의 물가인상률의 1.5배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등록금 인상을 제한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대학들이 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 수입 급감으로 재정적 한계에 달했다면서 등록금 억제정책을 재검토할 단계가 왔다고 했다. 이 이사장은 "대학들이 등록금 인상은 막히고 장학금은 일정 비율 이상 지급하라고 하면서 아래위로 협공당한 상태다. 재정적인 한계에 도달한 것 같다"면서 "근본적으로 등록금 억제정책을 재검토할 단계가 왔다고 본다. 대학도 살고 학생도 살도록 교육부에서 자율화 방향으로 좋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이사장은 등록금 동결 또는 인하시에만 지급하는 국가장학금 Ⅱ유형을 대학 자율로 맡겨 지급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국가장학금 I유형이 9할이고 Ⅱ유형이 1할이다. Ⅱ유형은 대학 자율에 맡겨 우수한 학생 유치용으로 사용하도록 해도 좋다고 본다"면서 "Ⅱ유형 장학금을 줄 때는 경제적 형편만 보지 말고 대학의 요구에 맞는 자율성을 줬으면하는 요구가 있다. 이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손진영기자 son@



▶이정우 이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북대 교수를 지내다 참여정부 대통령 정책특보 겸 정책기획위원장, 대통령 정책실장 등을 역임했다.

▶한국장학재단은 정부의 '반값 등록금' 정책에 따라 10년 전인 2009년 5월 7일 교육부 산하 준정부기관으로 설립됐다. 국가장학금과 학자금 대출, 연합기숙사 등의 사업을 통해 고등교육기관 지원을 하고 있다. 지난 연말 한국장학재단 설립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올해부터 초중등 지원도 가능하게 됐다. 올해 국가장학금 2차 신청 마감은 6일까지다.

/대담 김승중 정책사회부장·글 한용수기자 hys@metroseoul.co.kr·사진 손진영기자 son@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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