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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 경제] 변화를 따라가면서 지켜야 할 가치



기술혁신이 가속화되며 부가가치 창출의 원천이 끊임없이 바뀜에 따라 그 사회의 가치관도 따라 변화하는 것 같기도 하다. 기술혁신 수용능력에 따라 개인, 기업, 국가의 흥망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기술발전은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동시에 많은 사람들을 불안하고 초조하게 만들기도 한다.

알퐁스 도데의 단편 "꼬르니유 영감의 비밀"은 변화의 물결을 외면할 경우 경제적 패자로 전락하기 쉽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흥청거리던 풍차 마을은, 증기발전 제분기가 등장하면서 쓸쓸해져 갔다. 그런데도, "꼬르니유 영감"은 풍차방앗간을 고집하다가 결국 외톨이가 되어간다. 착한 방앗간과 나쁜 방앗간이 같이 있을 때 사람들은 착한 방앗간을 찾아간다. 하지만 비록 나쁜 주인이라도, 짚신가게보다는, 기능성운동화 상점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아무리 인간관계를 중시하더라도 필요한 물건을 싸게 사고 싶은 경제적인간의 경제적 동기를 어찌 나무라겠는가?

농경사회에서는 물론 산업사회 초기까지도 그저 열심히 일하고 검약해야 큰 고생하지 않고, 나아가 부자가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변화의 속도가 빠른 후기 산업사회 이후에는 무작정 일만해서는 무엇인가 이루어낼 수도 없고 경제적 안정을 기하기도 쉽지 않다. 변화의 방향을 내다보고 그 변화에 능동적으로 합류하는 것이 경제적 승자가 되는 필요조건이다.

어떤 기술이고 개발초기에는 그 가치가 높이 올라가다가도, 어느 사이에 더 뛰어난 기술이 개발되는 그 순간 기존 기술은 무용지물이 되기 쉽다. 이처럼 부가가치 원천이 쉴 새 없이 바뀌는 환경에서는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는 위기와 기회가 엇갈리는 사회가 되고 있다. 풍요 속의 빈곤이 공존하는 사회, 군중 속에서 고독을 느끼는 사회로 변해가고 있다.

배불뚝이 브라운관 TV가 나왔을 때, 집 안에 영화관이 생기는구나 하며 신기했었다. 당시는 논 몇 십 평을 팔아야 했지만 지금은 웬만한 땅 한 평이면 갖가지 기능이 부가된 벽걸이 TV 여러 대를 살 수 있다. 한 때 일확천금을 벌게 하였던 브라운관 기술은 이제는 골동품 이상의 아무 의미가 없어졌다. 그래서 기술산업의 재고는 일정시점에서는 자산이 되지만 어느 시점에서는 짐으로 변할 수도 있다.

노동집약에서 자본축적 산업으로 다시 기술융합 산업으로 부가가치 창출의 원천이 이동하여 왔다. 기술과 정보를 융합하는 결국 사람이 한다, 그래서 인적자원을 중시하여야 그 나라 그 사회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기술과 정보의 가치도 자본의 가치도 생성하고 소멸해 가지만 이 땅위에는 예나 다름없는 지구의 주인인 "사람"들이 살고 있다.

"코르니유 영감의 비밀"은 마지막에 가서 마을 사람들이 공동체 의식으로 효율성이 떨어지는 풍차방앗간으로 밀을 찧으려 몰려가는, 비현실적 결말을 맺는다. 이는 기술이고 정보고 무엇이고 사람 사는 세상에서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더욱 중요하다는 찡한 메시지를 주고 있다. 변화무쌍한 세상에서 변화를 따라가야 하지만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가치는 진정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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