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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서

[새로나온 책] 천국의 발명



마이클 셔머 지음/김성훈 옮김/아르테(arte)

죽음은 예고된 결말이자 바꿀 수 없는 실재다. 우리가 삶에서 마주하는 그 어떠한 역경보다 괴롭고 고통스럽다. 누구도 극복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류는 미지의 역경을 아무런 준비 없이 맞을 정도로 게으른 존재가 아니다. 인간은 죽음을 받아들이기 위해 천국이라는 발명품을 만들었다. 천국은 삶이 고달플수록 저버리기 어려운 달콤한 약속이 됐다. 천국에서의 완전무결하고 행복한 삶에 대한 약속은 온갖 종교와 유사 과학을 만들었다.

'도덕'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과학적 이성 발전의 서사로 묶어낸 마이클 셔머가 '천국'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돌아왔다. 천국을 믿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열망은 우리를 천국으로 인도했을까. 저자는 죽음이란 운명에 대해 끈질기게 질문을 던진다. '죽음 뒤에 그곳'에서의 행복이 아니라 '지금, 이곳'에서 삶의 목적을 이뤄야 할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한다.

죽음은 '공포'와 '불안' 같은 감정들과 연관되곤 한다. 셔머는 죽음을 코앞에 둔 사람들의 입을 통해 인간이 죽음 앞에서 느끼는 진짜 감정이 무엇인지를 파헤친다.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결국 좋은 삶에 대해 고민하는 일이다. 죽을 운명을 타고난 우리가 죽음을 건강하게 받아들일 가장 좋은 방법은 죽음에 대해 과학이 밝혀 놓은 사실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이다.

인류의 지성과 기술이 이룩해 낸 성과로 인간의 평균수명은 이제 80세에 도달했다. 환갑잔치가 멋쩍은 일이 되고 노화는 약을 먹거나 병원에 가면 '고칠 수 있는 병'으로 여겨지고 있다. 의사이자 노화 전문가 레너드 헤이플릭에 따르면 죽음을 부르는 모든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 해도 늘어나는 수명은 고작 15년 정도다. 기본적으로 모든 죽음은 '사고사'이기 때문이다.

긴 여정의 끝에서 셔머가 건네는 조언은 담백하다. 엔트로피라는 자연법칙에 대항해 생존하고, 번식하고, 번영하는 '엑스트로피'적인 행위로 맞서라는 것이다. 이런 목적을 자각한 삶을 영위하는 종은 인간뿐이며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만으로도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충분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천국을 찾고 있다면 주변을 둘러보라. 죽음과 사후 세계에 대해 과학적으로 접근한 지적 성찰의 여정. 468쪽. 2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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