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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중국 반도체 굴기, 한국 영원히 못따라오는 이유

기술력 기대 이하…원가 경쟁서 살아남기 어려워

SK하이닉스는 늘어나는 글로벌 반도체 수요에 대비해 꾸준히 설비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M16 기공식. /SK하이닉스



"이미 늦었다. 몇년 뒤에 기술력을 따라잡는다고 해도 가격 경쟁력 때문에 사업이 쉽지 않을 것이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가 평가한 중국 반도체 굴기다.

반도체 전반에 드리웠던 중국의 공포가 진정되는 모습이다. 중국 반도체 기술력 발전 속도가 기대 이하인데다가, 미-중 무역 분쟁으로 손발도 묶이면서다. 국내 업계에서도 인력 단속을 강화하면서 기술 유출도 더 어렵게 됐다. 추후 기술력을 확보한다고 해도 기존 업계 수준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미지수다.

푸젠진화는 결국 D램을 포기하고 파운드리 사업으로 전환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푸젠진화 홈페이지 캡처



◆ '허풍선'된 중국 반도체 굴기

13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23년에도 반도체를 20.5% 밖에 자급하지 못할 전망이다.

생산 규모는 470억달러 수준으로 2018년(238억달러)대비 2배 가량 늘어났지만, 중국의 반도체 시장이 2290억달러로 예상되는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치다. 전세계 반도체 시장이 2023년 5714억달러로 성장할 수 있음을 감안하면 8.2%에 불과한 것이다.

앞서 중국은 '중국제조2025' 프로젝트를 통해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2020년 40%, 2025년에는 70%까지 높이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미 수십조원이 투자됐지만 앞으로도 막대한 비용이 더 투입될 예정이다.

반도체 중국 굴기가 좌절된 가장 큰 이유로는 미·중 무역 분쟁이 꼽힌다. 지난해 중국 대표 D램 기업인 푸젠진화는 미국으로부터 장비 수입과 기술 이전 등을 금지당하면서 사실상 사업을 포기하는 상태에 이르렀다.

중국이 개발력을 높이는 동력으로 삼았던 '훔치기'에도 제동이 걸렸다. 미국이 화웨이 등 중국 IT 기업을 산업스파이 혐의로 잇따라 적발한 영향이다. 중국 반도체 업체들은 지난해 기술을 뽐내며 양산을 호언장담했던 반면, 올해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이 조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력 유출도 쉽지 않게 됐다. 국내 업체들이 인력 단속에 나선 까닭이다. SK하이닉스가 기술직에 대해 정년 폐지 등을 약속한 데 이어, 삼성전자도 명장 제도 도입 등 다양한 유인책을 마련하는 중이다.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는 중국이 올해 양산 준비를 마친 상태다. 칭화유니그룹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가 32단 제품 개발과 양산 준비를 마친 상황이고 64단 기술 개발도 끝났다. 같은 계열사인 유니모스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패키징라인 양산도 시작하면서 낸드 부문 추격도 현실화됐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지원들이 생산한 낸드플래시 제품을 들어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 "기술 따라와도 단가 맞추기 어려울 것"

그러나 중국 낸드 기술력이 대외적으로 공표한 수준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낸드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을 쌓아올리고, 이를 작동하는 회로를 합쳐서 만들어진다. YMTC가 발표한 제품은 셀을 쌓아올리는데는 성공했지만 회로 수준이 떨어져서 경쟁력이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중국 반도체 기술력이 최고 수준으로 올라오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반도체 기술력 핵심은 미세 공정인데, 최근 수나노대 개발 경쟁으로 이어지면서 '초격차' 속도도 느려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반도체 공정 미세 속도는 갈수록 느려지는 추세다. D램 기준 10나노대 공정은 20나노가 개발된 2012년 이후 4년이나 지난 2016년에서야 개발됐다. 올해 10나노대 초반 공정 개발이 예상된 상황, 수나노대 진입은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낸드 역시 2012년 20단대에서 올해 128단까지 빠르게 발전해왔지만, 더 이상 개발하기는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럼에도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반도체가 결코 국내 기업들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는 데 뜻을 모은다. 개발에는 성공할 수 있지만 실제 사업성을 맞추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반도체 산업은 수율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얼마나 짧은 시간에 많은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는지에 따라 가격 경쟁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EUV를 이용한 7나노 파운드리나 M램과 P램 등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양산이 계속 미뤄지는 것도 이 같은 배경이 있다.

국내 업체들은 올해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끝나가는 상황에서도 꾸준히 설비를 늘려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평택공장과 중국 시안 2라인 등 낸드 생산 역량 강화에 적지 않은 힘을 쏟고 있다. SK하이닉스도 M16에 이어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도 뛰어든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해도 약간의 위기감이 있었지만 이제는 아니다"며 "중국이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보지만, 그 때까지 파산하지 않고 사업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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