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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는 마켓리더]①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국민연금, 유니버셜 오너돼야"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손진영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의 중요성을 2004년부터 강조했다. 국민연금이 지난해에야 도입한 스튜어드십코드(stewardship code·수탁자 책임원칙)를 2010년부터 이야기했다. 그의 외로운 주장은 2017년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국내 사회책임투자(SRI) 1세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의 이야기다.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 고객사가 2013년 6곳에서 지난해 25곳으로 불어난 것은 사회의 변화를 설명하는 증거다.

◆ 주주권 행사는 지극히 "시장적"

메트로신문과 만난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13일 "사회책임투자는 역행할 수 없는 전세계 트렌드"라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마저도 투자 기업에게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1월 블랙록 공동 창업자인 래리 핑크 회장이 투자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에게 보낸 서신에서 투자 가치관은 뚜렷하게 드러난다. 그는 "양극화·환경 등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업이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와 같은 '사회적 목적'이 분명한 기업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 높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정부 들어 스튜어드십코드가 국가적 아젠더(의제)가 되긴 했지만 이는 '정권의 성격과는 상관없다'는 게 류 대표의 생각이다. 오히려 그는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는 지극히 시장적인 행위"라고 강조했다.

류 대표는 "이명박정부에도 당시 미래기획위원장 곽승준 교수가 주주권 행사를 강조했다"면서 "기업의 오너가 경영을 잘못하면 경영자가 교체되는 것은 자본시장의 순기능"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류 대표는 국민연금이 '유니버셜 오너'(universal owner)가 돼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라는 의미다.

류 대표는 "국민연금의 단기적 수익추구는 '완전한 후순위'"이며 "적극적 주주권행사를 통해 기업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투자자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실제 전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연기금으로 꼽히는 캐나다의 국민연금(CPPIB)의 성공비결은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통해 장기적으로 투자를 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류 대표는 "캐나다 국민연금은 최근 10년 동안 연 평균 9.1%의 수익을 냈다"고 설명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손실(약 -20%)을 반영하고도 이같은 성과를 냈다. 반면 국민연금의 최근 5년간 연 평균 수익률은 5% 수준이다.

류 대표는 "캐나다 국민연금은 장기적 투자, 전략적 자산배분,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통해 소신을 갖고 운용할 수 있었다"면서 "한국도 이같은 투자전략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 불만주주→충성주주로 만들어야

글로벌 ESG 자금이 늘어나면서 기업의 비(非)재무적 측면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기관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 분위기까지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불만과 경영권 방어에 대한 부담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에 대해 류 대표는 "불만주주를 잘 응대하면 충성주주가 될 수 있다"고 역설한다. 기업과 기관투자자가 긴밀히 대화를 하며 관계를 다지면 오히려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편을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는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가지고 있는 기업은 300여개"라며 "이들 기업은 국민연금을 백기사 주주로 만들 생각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또 IR 비용 절감의 효과도 강조했다. 그는 "기업들은 주기적으로 홍콩, 뉴욕, 런던에서 투자자들을 모아놓고 IR행사를 가진다"면서 "오히려 불만주주들과 대화하고, 투자자들의 주장을 합리적으로 받아들이면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IR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기업 입장에서는 본인들이 못보는 약점을 기관투자자가 발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도 자본시장의 변화는 계속되고 있다.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로 지난해 5월 현대차는 지배구조개편안을 철수했고, 맥쿼리인프라는 10년넘게 유지해오던 보수수수료를 개편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서스틴베스트는 모두 소신있는 목소리를 냈다.

의결권 자문기관의 대표인 그는 업에 대한 소명의식이 분명하다. 비즈니스의 우선순위는 '돈'이 아니라 '사명감'이다.

류 대표는 "의결권 자문업을 하면 여러 유혹을 받게된다. 그런 유혹에 넘어가면 돈을 쉽게 벌 수는 있을거다. 하지만 돈을 버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전문성, 독립성에 대한 소명의식을 엄격하게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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