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지표와 체감경기 간 차이가 2014년 이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대 간 실업률 격차, 대·중소기업 간 가동률 격차 때문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11일 발간한 조사통계월보 1월호에 실린 '경제 내 상대적 격차에 따른 체감경기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GDP(국내총생산) 증가율 등 경제지표는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반면 체감경기는 지속해서 하락했다.
보고서는 경제 내 상대적 격차의 변화를 반영하는 거시경제변수를 이용해 '상대체감지수'를 추정했다. 상대체감지수는 업종별 생산격차, 기업규모 간 가동률 격차, 소득 격차, 생활물가 격차, 실업률 격차 등 5개 변수를 가중평균한 지수로, GDP가 반영하지 못하는 경제 내의 상대적 격차에 따른 체감경기를 나타낸다.
보고서는 "상대체감지수는 금융위기 기간까지는 대체로 GDP증가율 등 거시경기 변수와 유사한 움직임을 보였으나 2014년 이후 양자 간의 괴리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상대체감지수가 하락하는 배경으로 세대 간 실업률 격차, 대·중소기업 간 가동률 격차 등을 꼽았다.
분석 결과 15~29세 청년실업률과 전체실업률 간 격차가 2013년부터 확대되기 시작하면서 상대체감지수가 크게 떨어졌다.
금융위기 이전에는 청년실업률이 전체실업률보다 낮아 오히려 상대체감지수를 개선(기여도 0.054)하는 요인이었다. 그러나 2013년부터 청년실업률이 전체실업률보다 높아지고 그 격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상대체감지수를 크게 하락시키는 요인(-0.115)으로 작용했다. 2015년 이후에는 기여도(-0.221)가 더 확대됐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가동률 격차도 체감경기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금융위기 이후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가운데 주요 업종 업황 부진과 대기업의 해외생산 확대 등으로 중소기업 가동률이 큰 폭 하락했기 때문이다.
대·중소기업 간 가동률 격차는 금융위기 이후 상대체감지수 하락에 -0.021 기여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2015년 이후에는 마이너스 기여도가 -0.159로 실업률 격차 다음으로 가장 컸다.
업종별 생산격차는 청년실업률 격차, 대·중소기업 간 가동률 격차만큼은 아니지만 체감경기를 꾸준히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업종별 생산격차와 업종별 소득격차 기여도는 각각 -0.131, -0.012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체감경기 회복을 위해선 단기적 경기대응 노력도 필요하지만 다양한 정책적 노력이 요구된다"며 "청년층의 고용여건 개선을 통한 세대 간 실업률 격차 완화, 대·중소기업 간 균형발전, 미래지향적인 산업구조조정에 의한 업종 간 생산격차 완화 등을 통해 산업 및 기업 간 차별화를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