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큰손 블랙록이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매입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지난 7일 삼성전자 주식의 지분 5.03%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블랙록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은 총 3억 39만1061주다. 블랙록은 지난달에만 943억원어치를 매수하며 국민연금(8.96%), 삼성생명(7.48%)에 이어 3대 주주로 올라섰다.
반도체 불황이 끝났다는 해석과 함께 투자자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블랙록도 그 중 하나다. 주로 장기 투자에 집중하는 블랙록의 삼성전자 주식 매입은 반도체 업계가 반등의 증거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달 외국인은 한국의 반도체 주식을 3조원 넘게 사들였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 외국인이 매수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은 각각 2조 3249억원, 8200억원이었다. 1월 한 달간 외인이 한국에서 사들인 전체 주식 4조 1000억원의 반을 훌쩍 넘는 금액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공시가)지난달 한국 시장에서 순매수를 이어갔던 외국인의 정체가 블랙록이었단 사실이 드러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서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이 나쁜데 외국인이 사 모은 것이 아니라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지났기 때문에 외국인이 많이 사 모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 5일(현지 시간) 미국 마이크로칩의 CEO가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지나고 있다"라고 주장한 데 힘입어 마이크로칩의 주가가 7.29% 급등했다. 마이크론(5.46%), AMAT(2.97%) 등 해외 반도체 주가도 덩달아 상승했다.
블랙록은 지난해 SK하이닉스의 지분을 5% 이상 소유하면서 주요 주주에 이름 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