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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서

[새로나온 책] 한 사람의 닫힌 문 外

◆한 사람의 닫힌 문

박소란 지음/창비



시가 슬픔을 노래한다고 해서 절망적인 현실이 바뀌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시인은 먹먹해진 목청을 가다듬고 슬픔을 이야기한다. 체념이 익숙해진 삶의 불행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지만, 섣불리 희망을 말하지 않는다. 무엇을 좋아하고 또 그리워하는지 모르지만, 우리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소중하다고 믿기에 죽은 몸을 일으켜 세운다. 닫힌 문으로 인해 당장은 저편이 보이지 않지만 온전한 무언가가 밖에 있다고 생각하면 이편의 삶이 견딜 만해진다고 시인은 말한다. 삶에 지친 등을 쓸어주는 따뜻한 손길과 비루한 생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애틋한 마음. 168쪽. 9000원.

◆여자, 소리

손솔지 지음/새움



"너 못생겼지?"라는 말로 소설은 시작한다. 책은 스물일곱 살 여성 유튜버 '소리'의 삶을 그렸다. 소리는 덕담이라는 이름의 악담을 해대는 친척 앞에서 얌전히 웃었고, 재미도 의미도 없는 불쾌한 농담을 하는 교수 앞에 가만히 서 있었다. 자신을 어린애 취급하는 친절한 남자와의 결혼 생활도 꿈꿨다. 그러나 그녀는 감정 없는 인형이 아니었다. 소리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아 애써 웃었지만, 이 모든 게 거짓된 평화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외모 품평, 성희롱 등 소리라는 한 여자의 삶을 통해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진 폭력적인 소음이 어떻게 일상의 평화를 앗아가는지 보여준다. 타인의 뜻대로 살아왔던 소리가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여정. 220쪽. 1만3000원.

◆나의 마지막 히어로

엠마뉘엘 베르네임 지음/이원희 옮김/작가정신



'브루탈리즘'이라는 건축 기법이 있다. 건축물 본연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모든 장식을 제거하고 최소한의 골격만 남기는 기법이다. '100페이지의 미학'으로 불리는 엠마뉘엘 베르네임의 작품은 브루탈리즘을 연상케 한다. 책은 작가와 쌍둥이처럼 닮은 주인공 '리즈'를 내세운 자전적 소설이자, 영화배우 실베스터 스탤론에게 바치는 소설이다. 주인공 리즈는 어느 날 우연히 영화 를 보게 된다. 록키는 뒷골목 출신의 건달로 세계 권투 챔피언이 됐지만 나태한 생활을 이어가다 챔피언 타이틀을 빼앗기고 만다. 그는 초심으로 돌아가 혹독한 훈련을 재개했고, 챔피언 타이틀을 되찾는다. 리즈는 '되는 대로 살면서 죽어가던' 록키와 자신의 처지가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잊고 지냈던 지난날의 꿈을 떠올리고 중단했던 의과대학 공부를 시작해 의사가 된다. 특별할 것 없는 하루들이 반복되면 권태가 시작된다. 누구나 자신의 인생이 드라마틱하게 변하기를 원하지만, 탈출구를 찾긴 어렵다. 작가는 동경의 대상인 스타와 자신이 설정한 우상을 닮아간 팬의 관계를 통해 누구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인생을 바꿔준 영웅에게 바치는 감동적인 자전소설. 112쪽. 1만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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