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중소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가 양적으론 크게 늘었지만 오히려 대기업과의 격차가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개발비는 최근 10년간 연평균 8% 늘고, 86.9%가 자체개발 형태로 R&D를 추진하는 등 중소기업들의 R&D 환경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대기업 대비 1곳당 연구개발비 비중은 2007년 당시 2.4%에서 2017년 현재 1.3%로, 기업 연구개발비 중 중소기업 투자 비중도 같은 기간 26.6%에서 21.9%로 각각 벌어졌다.
중소기업연구원 노민선 연구위원은 13일 펴낸 '중소기업 R&D 투자 현황과 전망' 보고서에서 중소기업 연구소 등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R&D 영세성은 심화되고 개방형 혁신활동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중소기업의 연구개발비는 2017년 기준 13조6910억원으로 최근 10년간 연평균 8% 늘었다.
연구원수도 17만3168명으로 최근 10년간 매년 7.6%씩 증가했다. 특히 2015년부터는 중소기업 연구원 수가 대기업보다 많아졌다.
중소기업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3.52%(2017년)로 대기업(3.27%)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중소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연구소는 2014년 당시 3만748개에서 3만6026개(2016), 3만8644개(2018년11월)로 각각 늘었다. 이 기간 중소기업 연구소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94.7%→ 95.7%→ 95.9%로 증가했다.
R&D와 관련해 중소기업들이 양적으로 성장한 것이다.
그러나 질은 그렇지 못했다.
중소기업 1곳당 평균 연구개발비는 3억4000만원 대기업의 1.3%에 불과하다.
또 연구원 1인당 평균 연구개발비는 7910만원으로 대기업의 27.6% 수준에 그치고 있다.
중소기업 1곳당 평균 연구원수도 4.3명으로 대기업의 4.7% 수준이다.
2014년 대비 지난해 11월 현재 5인 미만 연구소 비중은 59.1%에서 67%로, 10인 미만 연구소는 91%에서 93.2%로 오히려 늘었다. 영세성이 오히려 심화된 것이다.
중소기업간 기술협력 정도 역시 2015년 당시 35위에서 지난해엔 40위로, 산·학간 지식전달 정도는 같은 기간 22위에서 29위로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중소기업들의 56.8%는 R&D투자를 늘리지 않겠다고 답했다. 또 '축소하겠다'가 24%로 '확대하겠다'(19.2%)보다 많았다.
연구원이 지난해 10월 중소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노민선 연구위원은 "주요국들은 중소기업 R&D를 촉진하기 위해 정부 지원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오히려 정부 지원 비중이 줄어들고, 주요국과 비교해 지원 비중도 낮은 수준"이라면서 "중소기업 R&D를 지금보다 강화하기 위해선 국가R&D사업의 기획, 선정 단계에서부터 정책의 실제 수요자인 중소기업 현장의 의견을 더욱 많이 반영하고 기획역량 제고를 통한 신규 사업 아이템 발굴, 유사중복 사업간 효율적 업무조정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R&D투자를 증가시키는 중소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 ▲중소기업의 개방형 혁신 활동에 대한 지원 강화 ▲중소기업에 대한 패키지형 R&D 지원체계 구축 등도 아이디어로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