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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손님, 이건 견본주택이에요"



인터넷상에서 번진 재밌는 신조어가 있다. '손이고'. 미용실에 연예인 등의 사진을 가져와 똑같이 해달라고 하는 고객에게 헤어 디자이너가 "손님 이건 고데기에요"라고 대답한 것을 줄여 만든 단어다. 다른 기술(고데기)을 추가하지 않는 이상 기본적인 조건만으로는 사진에 나온 대로 연출하긴 어렵다는 뜻이다.

이 단어가 견본주택에 딱 들어맞는다. 화려해 보이는 견본주택 내 유니트, 단지 모형도 등에 판매업자의 '기술'이 들어가 있다.

견본주택은 아파트, 오피스텔, 상가 등 분양판매업자가 판매 물건의 건축을 완성하기 전 물건의 이미지를 제공하기 위해 설치하는 건물이다. 본보기집, 모델하우스 등도 같은 말이다.

이는 따지고 보면 분양 회사의 홍보 수단이기도 하다. 건설사들은 수요자의 구매 심리를 자극하기 위해 견본주택을 교묘하게 꾸며 더 넓고 고급스러워 보이게 만든다.

대표적인 게 유니트 내 가구 사이즈다. 한 분양대행 관계자는 "견본주택에서 쓰는 침대는 싱글보다도 훨씬 작아서 통상적인 크기의 침대를 넣으면 문이 안 닫힐 정도로 작은 방도 많다"며 "책장이나 책상 등도 최대한 작은 사이즈로 전시해 놓는데, 견본주택에 처음 와 본 사람이나 조금 둔한 사람들은 잘 모른다"고 말했다.

발코니 확장도 소비자의 객관적 판단을 흐리는 항목이다. 대부분의 단지가 발코니 확장을 유상 옵션으로 제시하면서도 견본주택엔 확장형만 전시하기 때문이다. 바닥에 점선으로 발코니 확장 공간을 표시하긴 하지만 확장 전 인테리어와 비교하기 힘들다. 곳곳에 건설사의 판촉 장치들이 숨겨져 있는 셈이다.

견본주택 내부 사진 촬영은 금지다. 이미 공개된 집 내부를 왜 찍으면 안 되는지에 대해 건설사 측에 질문하면 "원래 그렇다", "사진을 이상한 구도로 찍어서 악의적으로 편집해 인터넷에 올리는 사람들이 있다" 등 이해할 수 없는 대답이 돌아오기도 한다.

그럼에도 인기 단지에는 견본주택에 구름 인파가 몰린다. 내 집이 될 지도 모르는 수 억원~수 십억원에 달하는 단지에 대한 정보를 조금이라도 더 얻기 위해서다. 건설사들은 '눈속임'을 통해 이런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뻥튀기 된 견본주택 전시에 대한 제재 수단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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