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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129) 내부고발자

김민 데일리폴리 정책연구소장. 동시통역사·정치평론가·전 대통령 전담통역관·주한 미 대사관 외교관



최근에 전 기획재정부 젊은 사무관의 폭로로 내부고발이 이슈가 되고 있다. 어느 나라, 어느 조직에서도 내부고발자는 그 평가에 호불호가 있기 마련이다. 순수하게 있는 그대로 표현하면 조직의 비리와 부정을 공공의 이익을 위해 자신이 손해를 보거나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그것을 세상에 알린다는 관점에서 보면 의로운 것이 맞다. 반면에 그 의도가 순수하냐는 늘 논란의 대상이 된다. 어쨌든 조직의 입장에서는 나쁜 사람이고, 외부의 사람들에게는 좋은 사람으로 비춰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의도의 순수성을 객관적으로 어떻게 증명하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필자의 에피소드 하나를 얘기할까 한다. 작년에 필자가 거주하는 지역의 광역단체에 근무하는 공무원의 연락을 받았다. 그분은 개인적으로는 고교선배이기도 하다. 자신이 속한 단체장의 비리를 폭로하고 고발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을 필자에게 전달해 온 적이 있다. 본의 아니게 관련한 자료를 들여다보고 이리저리 확인을 해 본 결과 자료상으로만 본다면 그리고 그것이 진실이라면 그 광역단체장은 형사구속을 피할 수가 없는 상태였다. 머잖아 폭로 아닌 폭로 즉 기자회견이 열리고 이후 일관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는 그분의 태도에 뭔가 미심쩍은 부분도 있고 현재 민간인이 내가 그 일에 관여할 이유도 없기에 더 이상 소통을 하고 싶지 않다고 전달하고 선을 그은 적이 있다. 그분은 아직도 그 기관에 근무을 하고 계시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자칫하면 아무 명분도 이유도 없는 내가 그런 불미스런 일에 연루되는 것을 피했다는 점은 잘 했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조직의 구성원이 그 조직을 정말로 고발하고자 한다면 이미 조직을 나와서 폭로를 하던지 조만간 많은 것을 잃을 각오를 해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자신의 조직과 권력이 무서워 공무원이 출근해서 주변 사람들을 직간접적으로 업무방해를 하는 태도는 그것이야말로 공무집행방해라고 생각한다. 그분은 무슨 생각으로 예전처럼 공권력도 없는 필자를 이용 아닌 이용하려 했는지 짐작은 하지만 그것을 구태여 밝힐 가치도 그럴 생각도 없다. 그냥 정상적이지 않는 일에는 관여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될 뿐이다.

일반적으로 내부고발자가 정녕 사회의 부조리를 막기 위한 것에 목적이 있다면 그리고 이왕 시작을 했다면 어떠한 개인적 피해를 감당하더라도 끝까지 투쟁하고 잘잘못을 따져 밝히는 것이 가장 적절한 처사이다. 아니 할 말로 '칼을 꺼내 들었으면 무라도 잘라야 하지 않나' 이도저도 아닌 것은 결국 개인의 한풀이나 가령 자신이 승진에서 누락될 경우 자신의 억울함을 하소연하기 위한 생각의 편집,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번 이슈의 중심에 있는 신재민 전 사무관은 개인적으로는 필자의 대학 동문이기도 하다. 그가 그 젊은 나이에 폭로를 선택했다면 끝까지 투쟁해야 한다. 어떠한 경우라도 흐지부지 되거나 무언가와 타협해 버리는 순간 그 자신이 공공의 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날이 창창한 젊은 사무관이 밝히고자 하는 진실이 분명 팩트라면 그는 자신이 잃었던 그 이상의 것을 얻는 영웅이 될 수도 있는 일이다. 다만 살아있는 국가권력을 상대로 많은 두려움과 어려움도 상당할 것이다. 아무래도 이 사건의 진실여부가 객관적으로 드러나기 전까지 정치권과 제도상 그를 보호해 줄 무언가는 최소한 준비되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여당에서는 내부고발자로 그를 몰아가고, 야권에서는 무조건 확인도 안 된 일을 가지고 그를 의인으로 또 그것을 정쟁으로만 몰고 간다면 그것이야말로 호들갑이다. 모든 일은 정상적인 절차와 그것을 해결하고 밝히는데 있어서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 필자는 그 사무관의 폭로가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그것은 공익의 수혜자인 국민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고, 국정운영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것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현 정부의 남은 집권기간 동안 대부분의 국민은 정부를 철저하게 불신하게 될 것이다. 모든 일의 사실여부는 좀 더 따져보고 파악한 후에 사실 그대로를 판단할 줄 아는 인내심도 우리에게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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