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자 칼럼]국방부의 편식은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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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기자 칼럼]국방부의 편식은 위험하다

최종수정 : 2018-12-20 14:24:13

문형철 기자 자화상. 예비역 육군 소령 출신으로 군사문화칼럼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 문형철 기자 자화상. 예비역 육군 소령 출신으로 군사문화칼럼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편식하는 습관이 건강에 나쁘다는 것을 모를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물론 국방부는 예외다. 국방부는 언론대응에서 만큼은 확실한 편식 취향을 보여준다.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취재를 하는 기자들은 소속된 회사가 크던 작던, 그 나름의 소명을 가지고 있는데도 말이다.

지난해 12월 여성 첫 국방부 대변인에 국민일보 기자 출신의 최현수 씨가 내정됐을 때 군 안팎에서는 "언론인들을 따스하게 품고, 군의 대민신뢰를 높힐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왔다.

취임 1년이 지난 현재 국방부의 언론 대응에 큰 변화가 나타났을까. 2015년 11월 이후부터 국방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지만, 오히려 군 출신 대변인 시절보다 후퇴한 느낌이 든다.

그 이유로 꼽을 수 있는 몇 가지 사례가 있다. 우선은 문제에 대한 대처방법이 미숙하고, 언론사의 영향력을 따진 다는 점이다.

지난달 최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기자의 질의를 끊고 일방적으로 브리핑을 마쳤다. 아직 질의가 있다는 기자의 말은 들은척도 않고 자리를 떴다. 대변인이 이런 모습을 보이니 실무자들도 비슷한 행태를 보이는 것 같다.

국방부 군수기획과 소속의 M 중령은 19일 서주석 차관이 주관한 군수혁신 회의와 관련된 기자의 질문에 한 숨을 내쉬었다. 한숨의 의미를 재차 묻는 기자에게 그는 "지금 내게 목소리를 높히는 거냐"며 "내가 그렇게 느낀 것"이라는 이해하기 힘든 말을 꺼냈다.

언론사에 대한 차등적 대우 관행 뿐만 아니다. 업무에서도 이러한 편식을 엿 볼 수 있다.

최 대변인을 비롯한 국방부 대변인실은 보도자료에 대한 엄정한 검증을 했어야 했다. 매번 명확한 설명이 빠지면 실수였다고 떼우고 넘어가는 식이었다.

이날 군수기획과는 보도자료를 내면서 전시기본품목에서 제외되는 구형전차가 M48A3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이 제외대상에서 빠진 해병대 측은 국산개량형인 M48A3K가 정식명칭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 페이스북에 19일 올라온 나는 대한민국 군인이다 캡쳐화면. 어디에도 대한민국 국군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 국방부 페이스북에 19일 올라온 '나는 대한민국 군인이다' 캡쳐화면. 어디에도 대한민국 국군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같은날 국방부 페이스북에는 '나는 대한민국 군인이다'라는 짧막한 애니메이션이 올랐다. 하지만, 정작 메인 사진에는 미 해병대의 위장복을 입은 군인이 눈덮힌 전장에 맨손으로 소총을 겨누고 있다. 동영상에서 비상사태를 알리는 군인은 일본 자위대의 '미채 2형 위장복을 착용하고, K2 전차라고 설명하지만 미군의 M1A1전차와 유사한 전차 비상출동하는 장면이 나온다.

20일 이에 대한 해명을 국방부 대변인실에 요구하자 관계자들은 "국방부 홍보과 소관이다"라는 짧막한 답변만 남겼다. 더욱이 이날 오전 대통령 업무보고 관련 보도자료에는 '눈부신'을 '눈비신'으로, '바다에서'를 '바다엥서'로 오기한 채로 내보냈다.

국방부와 첨예한 내용은 국방일보의 팩트체크로 일일이 지적하면서 이런 부분에 대한 설명은 왜 하지 않을까. 더욱이 이날 업무보고 주제는 '국민과 함께 평화를 만드는 국방부'였다.

퍽이나 그럴 것 같다. 올해 초 최 대변인이 "작은 거 취재하지 말고 큰 거 취재하세요"라고 기자에게 건낸 말이 떠오른다. 이렇게 말하고 싶다 "편식하지말고 잘 소통해 주세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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