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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금융일반

[Why?]④기업투자, 연금이 가로 막는다?



한국형 주주행동주의(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의 폭발적 성장과 맞물려 진화)자료=금융투자협회, DB금융투자*2015년=DB금융투자 전망치



암울한 경기 전망에 기업들이 몸을 사리고 있다. 제조업 국내 공급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고 설비투자와 직결되는 자본재 수입 증가폭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제조업의 시설자금용 대출 잔액도 줄고 있고 기업 사내유보금은 늘고 있다.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새 먹거리 창출을 위한 기업의 투자가 절실하지만 현대차, 대한항공 등은 행동주의 펀드의 '타킷'이 되고 있어 내년 투자를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행동주의 펀드에 대한 긍정적·부정적 시각이 공존하고 있지만 기업도 변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제조업 제품의 국내 공급은 국산과 수입 모두 감소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했다.

소비재와 자본재를 포함한 최종재 공급은 7.0% 감소했다. 웨이퍼가공장비, 특수선박 등 자본재 공급 감소 폭이 12.9%로 나타났다. 설비투자와 직결되는 자본재 수입도 3분기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16.2% 증가했던 자본재 수입은 1분기 12.8%, 2분기 1.5% 증가했고 3분기에는 6.5% 감소했다.

불투명한 미래에 투자 심리가 악화하며 기업이 은행을 찾는 발길도 줄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말 제조업의 시설자금용 대출 잔액 규모는 134조78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다. 이는 2008년 해당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업 사내유보금은 증가세다. 재벌사내유보금 환수운동본부가 30대그룹 268개사 개별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사내 유보금은 882조9051억원으로 1년 전보다 75조6013억원 늘었다.

여기에 행동주의 펀드가 국내 기업들이 지배구조에 취약하다는 점을 파고들며 배당 등 실리 추구와 함께 경영권까지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 한진그룹 등은 행동주의 펀드의 타깃이 됐다.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KCGI가 만든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는 지난달 15일 장내매수를 통해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 9.0%(532만2666주)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KCGI는 국내 행동주의펀드 1세대로 알려진 강성부 대표가 설립한 사모펀드이다. 그레이스홀딩스는 한진칼 지분 취득 목적을 경영 참여라고 밝히면서 조양호 회장과의 경영권 다툼을 예고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5월 현대모비스의 모듈 및 AS 부품을 사업을 떼어내 현대글로비스에 합병하는 등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으나, 행동주의펀드인 엘리엇 등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바 있다.

행동주의 펀드는 지배구조 개선, 기업가치 회복, 일반 주주의 권익 확대를 내세우지만 실상은 배당 혹은 지분거래 같은 방식으로 투자 전 목표했던 수익만 챙겨 떠나는 '먹튀' 논란이 계속돼 왔다.

실제로 SK사례를 보면 미국계 타이거펀드는 1999년 6% 넘는 SK텔레콤의 지분 인수한 후 다른 외국계 펀드들과 연합해 10% 가까운 의결권(지분)을 확보했다. 이후 사외이사 등 경영진 구성에 참여하겠다며 SK텔레콤을 압박했지만 주가가 오르자 한순간에 보유 지분을 팔아 630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챙겨 떠났다.

영국계 자본 소버린자산운용도 비슷하다. 2003년 SK의 지분 14.99%을 1800억원에 매입한 후 SK그룹의 분식회계 등 기업범죄를 저지른 최태원 회장의 거취 문제를 제기했다. SK그룹 정상화를 위해 지배구조 개편과 기업범죄에 연루된 오너일가와 측근 경영진의 퇴진을 요구했다. 특히 SK은 SK그룹 전체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었으므로 SK의 주인이 바뀌면 SK그룹 전체의 주인이 바뀔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들은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까지 벌이며 SK그룹의 비정상적 지배와 경영구조 개혁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기대를 키웠지만 주가가 오르자 SK의 경영권을 인수하겠다는 소버린은 2005년 7월 주식을 매입한지 2년 만에 SK 주식을 모두 매각하고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이때 소버린은 1800억원을 투자해 8000억원의 가량의 시세차익을 얻었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투자를 늘리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 가치 개선을 위한 노력과 함께 지배구조 투명성과 투자자 신뢰 재고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행동주의 투자자에 대한 긍정적 부정적 시각이 공존하고 있지만 이들은 성과가 저조하거나 근본적으로 변화가 필요한 기업을 대상으로 이의를 제기한다"며 "기업이 많은 비용을 감수해야 했지만 결국 지배구조 투명성과 투자자 신뢰 재고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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