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좋아하는 오빠에게 사랑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한 학생을 상담하고 있다. 누군가를 좋아하면 쏙 빠져드는 순진한 마음 때문인 듯 오빠 마음에 들기 위해 노심초사이다. 심지어는 필자에게 카톡을 다 보여주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자주 묻는다. 둘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결과는 짐작할 수 있다. 여학생이 그 오빠를 사귀게 되던 사귀지 않게 되던 결국은 여학생은 매력 없는 여자가 될 것이다. 그리고 본질적인 하나가 채워지지 않으면 항상 매력 없는 여자로 남게 될 것이다.
쇠똥구리 한 마리가 있었다. 그 쇠똥구리는 뭔지 모르지만 쇠똥을 둥글게 만들어 굴리는 일을 했다. 그런데 다른 곤충들이 그 모습을 보고 다들 냄새가 나고 더러 우니 꺼지라며 쇠똥구리를 놀렸다. 쇠똥구리를 슬펐다. 다른 곤충들에게 인정받고 싶었다. 그런데 어느 날 쇠똥구리는 다른 곤충들이 나비의 아름다움을 이야기 하고 나비를 칭송하고 나비와 친해지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쇠똥구리는 부러움반 질투반의 마음으로 자신도 나비와 같이 다른 곤충들로부터 사랑받고 인정받기 위해 여러 꽃들의 즙으로 자신을 화장했다. 나뭇잎으로 날개도 붙이고 알록달록한 문양을 자신의 몸에 그려 놓기도 하였다. 그렇게 화장을 한 쇠똥구리는 곤충들이 모여 있는 곳에 가서 자신을 자랑했다.
그 모습을 본 다른 곤충들은 박장대소를 하면서 모두 쇠똥구리를 더 심하게 놀렸다. 그리고 심지어는 무슨 전염병을 가진 존재처럼 돌을 던지면서 꺼지라고까지 했다. 당황한 쇠똥구리는 황급히 피해서 산 깊은 곳에 숨듯 도망가서 어느 바위틈에서 엉엉 울었다. 자신이 사랑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너무 슬펐다. 자신이 너무 하찮고 가치 없음에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렇게 정신을 높고 엉엉 울다가 쇠똥구리는 잠이 들었다. 쇠똥구리는 아주 예뻐진 모습의 자신이 모든 곤충들이 칭찬하고 좋아하고 사귀고 싶어 하는 꿈을 꾸었다. 그렇게 행복한 꿈을 꾸다가 깨었을 때 깊은 밤이 된 것을 알게 되었다. 컴컴한 숲 바위틈에서 쇠똥구리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 별들이 초롱초롱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에서는 무수한 별들이 각자의 빛깔과 색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모든 별들이 쏟아져 내려오는 듯 했다. 너무나 아름다워 넋을 잃고 잠시 바라보았다. 한 순간 쇠똥구리의 두 눈에는 방금 전 엉엉 울었을 때의 눈물과는 뭔가 다른 따뜻한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을 느꼈다. 마음에서 나오는 눈물인 듯 했다.
다음날 다시 곤충들이 있는 곳으로 온 쇠똥구리는 아침 일찍부터 소가 싼 똥을 가지고 더 둥글고 아주 예뻐 보이도록 둥글게 열심히 쇠똥을 굴리기 시작했다. 다른 곤충들이 역시 쇠똥구리를 놀렸다. 그러나 쇠똥구리는 그다지 마음 아파하지 않은 듯하였다.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열심히 열심히 자신이 만들 수 있는 둥근 예쁜 쇠똥을 만들었다. 모든 곤충들이 냄새나고 더럽다고 하는 그 쇠똥으로 열심히 만들고 있었다. 쇠똥구리는 자신의 쇠똥구리임을 알았다. 그리고 더는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알게 된 것이다.
언더그라운드 심리학에는 'Centering'이라는 개념이 있다. 맞다. 축구에서 말하는 외각에서 중앙으로 공을 찰 때의 그 '센터링'이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센터링은 자신이 자신의 중심에 와 있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이 자신 마음의 중심에 도달하게 되면 사실 그 사람은 우주의 중심에 도달한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중심은 딱 자신을 위한 유일한 자리이다. 중심에 도달하면 이제 모든 것들은 변방이 되는 것이다. 마치 집에 온 것이라 어디로 갈 필요가 없는 것과 같다. 자기가 자신이 된 순간 그냥 자기 자신으로 거짓 없이 살아가게 된다. 물론, 그것이 칭찬과 사랑을 보답으로 지지는 않는다. 어쩌면 그것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때 누구에게 마음에 들기 위해 애쓰지 않고 자기 자신을 화장하고 눈에 띄게 하기 위해 거짓된 자기를 만들지 않는다. 자신이 되고 싶은 자신과 비교해서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슬프고 비난하고 상처받지 않게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사과 씨는 자라서 사과나무가 되지 배가 되지는 않는다.
여학생이 바로 이것을 아는 지점에 도달한다면 오빠로부터 사랑받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그 오빠와 사귀는지 사귀지 않는지와는 상관없는 종류의 것이다. 왜냐하면, 누굴 사귀든 혹은 사귀지 못하던 바로 그 사람이 자기 자신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쇠똥구리는 자신의 마음에 중심에 '센터링'될 때 진짜 쇠똥구리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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