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직램프와 M&A] ④끝. 기업과 주주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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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램프와 M&A] ④끝. 기업과 주주환원

최종수정 : 2018-11-22 10:54:40

자료 DB금융투자
▲ 자료=DB금융투자

 매직램프와 M A ④끝. 기업과 주주환원

최태원 SK그룹 회장. 2003~2004년 국제 투기자본 소버린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당시 외국 자본과 기업 사냥꾼이라는 이미지에 대한 적대감으로 국내 언론은 소버린의 "지배구조 개선은 허울뿐이었다"면서 그들이 결국은 시세차익 9000억원을 노렸을 뿐이라고 비판한다. 지금도 입방아에 오르내린다. 하지만 SK그룹이 얻은 것도 있었다. 경영권 다툼을 벌인 뒤 2007년 7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오너의 경영권을 안정시키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립하려는 조치였다. 이사회에서 사외이사의 비율을 70%까지 올리고 감사위원회의 역할도 강화했다. 이는 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현재의 SK그룹 밑거름이 됐다.

행동주의 펀드가 기업에게 '저승사자'로 남을 지 '천사'가 될 지는 기업들의 몫이라는 지적이 많다.

자칫 제노포비아(Xenophobia·외국인 혐오)나 투기꾼이란 비판적 시각에서 이들을 바라본다면 글로벌 투자자금이 한국시장이나 기업을 기피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SK사태 때 FT(파이낸셜 타임즈)는 한국 기업이 결국 '제노포비아'로 인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을 극복하지 못했다며 안타까워하며, 우려했다.

또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수익모델을 만들고, '자사주 매입 후 주식 소각'·'배당확대' 등 강력한 '주주친화정책'이란 카드를 써 주주들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주주 행동주의 시대

주주행동주의는 투자민주화 프레임 아래서 진행되는 변화다.

장화탁 DB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대한민국 격동의 시대:주주행동주의 확산'이란 보고서에 "최근 주주행동주의는 단기차익을 극대화하는 형태에서 탈피해 장기적인 기업가치 극대화 쪽으로 진화하고있다. 혁신(innovation)은 강제규율이 아니라 자율규제 하에서 달성할 수 있는데, 주주행동주의는 기업지배구조 부분에서 시장의 주요한 자율규제 역할을 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부의 재분배 측면에서도 주주 행동주의가 강조된다.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한국 자본주의(Capitalism in Korea)'란 책에서 한국 자본주의가 고장났다고 진단했다. 추세적으로 기업소득이 증가한 반면, 가계소득이 줄어든 부분이 먹고 살기 힘든 국민들의 생계형 가계부채 문제와 연결됐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주행동주의가 한국의 가계부채나 부의 편중 문제를 해결하는 해법은 아니다. 하지만 사내유보라는 형식으로 지나친 현금(소득)이 넘치는 기업과 소득(현금)이 부족해 빚을 지닌 가계의 불균형을 잡아주는 하나의 단초는 될 수 있다는 시각이 많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한국의 경우 소유와 경영이 집중됐다는 특징 때문에 이 과정에서 기업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 문제가 핵심으로 부각할 수밖에 없다. 지금껏 한국의 기업지배구조개편은 정부주도, 경기위기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주주행동주의가 확산된 향후의 기업지배구조개편은 민간주도, 상시 기업가치 향상의 일환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 "탄탄한 지배구조가 경쟁력"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정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후 한국 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프로세스는 더 투명해졌다. 과거와 달리 현재 한국의 법제도 변했고, 외국계 행동주의 펀드에 대한 한국인(투자자, 기업)의 시각도 많이 달라졌다.

기업들이 주주환원책을 비용이 아닌 상생의 과정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 3분기까지 분기·중간 배당금을 지급한 시총 30위내 기업은 삼성전자, 현대차 등 8개사다. 배당금 합계는 8조3400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 3조 9734억원의 2배 이상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까지 7조2138억원을 배당으로 썼다. 현대차는 배당성향(순이익에서 배당이 차지하는 비율)을 9%에서 16%로 늘리며 올해 중간 배당 규모를 2658억원으로 지난해 2686억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했다

대기업의 자사주 소각도 늘고 있다. 김우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등이 한국증권학회지에 발표한 '한국 기업의 자사주 처분 및 소각에 관한 실증 연구' 논문에 따르면 기업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취득한 자사주를 보유하기보다는 처분하는 경향이 강했다. 또 지배구조(한국기업지배구조원 점수)가 좋거나 배당을 많이 하거나 이사회의 평가가 좋을수록 자사주 소각을 많이 했다.

행동주의 펀드의 타깃인 지배구조 취약기업은 자본시장에서도 제 대접을 받지 못한다.

네덜란드 연기금 투자운용사(APG)의 박유경 이사는 법무부 주최로 열린 컨퍼런스에서 주제발표자로 나서 "한국 기업지배구조가 경제규모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고 있고, 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중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기업들에도 방패를 만들어 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소유 분산을 권장하고 소액주주의 권한을 단계적으로 강화해 왔지만, 신주인수선택권(포이즌필·기존 주주에게 시가보다 싼 가격에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 부여)이나 차등의결권(일부 주식에 많은 수의 의결권을 부여해 주주 지배권을 강화하는 것), 황금주(특정한 주총 안건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주식) 등 선진국이 보유한 경영권 방어 장치들이 취약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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