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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램프와 M&A]③'벌처(독수리)펀드' 왜 韓기업 노리나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은 현대모비스 존속법인이 사실상 그룹 전체를 지배하면서도 지주회사 규제는 회피하기 위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증손회사(합병 글로비스와 현대제철) 지분 100% 보유 의무 회피, 금융계열사(현대카드·캐피탈) 계속 보유 등과 같은 지주회사 규제를 적용받지 않게 됐다."(참여연대 주최로 5월 16일 열린 '현대차그룹 출자구조 재편 방안 문제점 진단 토론회', 전성인 홍익대 교수)

"한진그룹 총수일가들에 대해 대한항공의 2대주주이자 국민의 자산인 국민연금이 2019년 3월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반대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의결을 통해 조양호 회장에 대한 해임·직무정지, 총수일가의 이해로부터 독립적인 사외이사 후보추천 등의 경영참여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지난 13일 시민단체와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 등 시민행동 등)

현대차그룹은 논란이 커지자 지난 5월 약 두 달 만에 지배구조 개편안을 철회했다. 벌처펀드 엘리엇의 요구는 갈수록 집요해지고 있다. 덕분에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에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사모펀드 KCGI가 경영권을 위협하면서 내년 투자는 물론 지배구조 및 사업 개편의 마지막 퍼즐까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왜 한국 대기업은 '행동주의' 펀드의 먹잇감으로 전락한 것일까. 치고 빠지기식 전략(수익률 측면)을 쓰기가 좋고, 재벌개혁 등 제도적 요인으로 놀이터가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은 올해에 이어 2019년에도 산업·기업 구조조정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 왜 그들은 韓기업들을 노릴까



행동주의 헤지펀드는 아시아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특히 지배구조가 취약한 가족 기업을 겨냥하고 있다. 이는 행동주의 투자자가 일본 기업을 타깃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행동주의 투자자가 투자한 일본 기업은 2015년 8개에서 2016년에는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 중에서 국내 투자자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세븐앤아이홀딩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퇴진 사건이다.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서드포인트'가 스즈키 회장이 아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는 것을 반대하고 나섰고 이사회는 서드포인트의 손을 들어줬다. 이 사건을 두고 일본 내외에서는 CEO가 회사를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는 문화가 바뀌는 의미있는 사건이며, 좋은 징조로 해석했다.

2019년엔 한국기업이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선 행동주의 펀드가 한국 기업에 투자했을 때 그들이 펼친 전략이 성공할 확률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지금껏 아시아의 경우 해외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에는 꼽혔지만 전략이 성공할 확률이 낮아져 실제로 많은 돈이 투자되지는 않았다.

투자금융(IB)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는 그들의 생각이 달라졌을 것이다. 기업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요구와 소액주주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현재 투자가 진행 중인 행동주의 실행(Start) 이후 수익률은 미국이 68%에 달한다. 일본과 유럽도 각각 66%, 61%나 된다.

또 국내의 경우 지배구조 개선 이슈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행동주의 펀드는 회사 주식을 사들인 후 경영에 대해 적극적인 발언을 하는데 그 힘은 회사 내부의 틈이 생겼을 때 더욱 강력해진다. 이는 스즈키 회장의 퇴임 사례에서 증명됐다.

지배구조 수준도 아직은 선진국에 비해 떨어진다. 블룸버그와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회사인 ISS에 따르면 금융(2.6), 통신(3.0), 전자기술(3.4) 업종의 지배구조 환경은 좋은 평이다. 반면 필수소비재 및 경기소비재(6.8), 유틸리티(6.5)와 건강관리(6.5) 업종의 지배구조 환경은 열악한 것으로 평가된다.

기업의 주주 권리(Shareholder Rights Score)를 중심으로 한 투자 환경도 통신(3), 건강관리(4), 금융(4), 전자기술(4) 업종의 주주 권리 환경이 좋은 데 반해 에너지(8)의 주주 권리 환경은 매우 취약했다. 필수소비재(5)와 유틸리티(5), 산업(5) 등도 취약했다.

이들 점수는 10에 가까울 수록 부정적이다.

◆ 일감몰아주기 등 재벌개혁에 행동주의 활개 치나



기업의 문제만은 아니다. 우선 제도적으로 경영권 방어 장치가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소유 분산을 권장하고 소액주주의 권한을 단계적으로 강화해 왔지만 신주인수선택권(포이즌필)이나 차등의결권, 황금주 등 선진국이 보유한 경영권 방어 장치들이 취약한 실정이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구글은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에릭 슈밋 CEO 등이 시장에 공개하지 않은 클래스B 주식의 92.5%(2014년 말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구글 의결권의 60.1%를 행사한다.

2019년은 행동주의 펀드의 무대가 더 커질 전망이다.

일감몰아주기 규제 등 정부의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국내 한 언론을 통해 "올해 10개 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조사가 이뤄졌고, 내년에 공정위 제재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재벌들이) 승계를 위한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겠지만 편법적 승계는 앞으로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며 적발됐을 때 치러야 할 비용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삼성그룹을 비롯해 현대차, 롯데, SK, 한화 등 적잖은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미완으로 남아 있다.

특히 2019년은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시행의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 오진원 연구원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및 시행은 경영 개입보다 주주 환원 증대에 초점을 둘 전망"이라며 "상장 주식의 배당 등 주주환원 확대 유도가 본격화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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