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산업>전기/전자

[기자수첩]식민지 근대화론, '반재벌 주의'로 부활하나

김재웅 기자





조선 근대화는 한일합방을 정당화하는 중요한 근거로도 이용됐다. 조선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중국의 간섭에서 벗어나야 하고 부패한 조선 왕조를 몰아내야 한다는 논리다.

많은 조선 지식인들은 그렇게 '친일파'가 됐다. 독립운동가는 진보를 막는 방해꾼이었을 테다. 그들이 남긴 잔재는 경제·문화 등 여러 곳에 남아 분란을 획책하고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21세기 한반도에도 새로운 근대화론이 싹을 틔우고 있다. 재벌을 몰아내자는 주장, 이른바 '반재벌주의'다.

당초 반재벌 정서는 대기업 경영을 혁신하고 사회 분배를 원활하게 하자는 취지였다. 기회의 평등이 중요시되는 시대, 재벌가 대물림 경영이 시대착오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반재벌주의는 지나치게 극단적으로 변해버렸다. 무조건 재벌을 몰아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론을 흔들고 있다.

정말 재벌을 몰아내면 공정한 사회가 올 수 있을까. 현실을 살펴보면 답은 간단하다. 우리 증시에서 외국인 자본 비중은 30%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52.56%로 절반을 넘어섰고, 현대차도 50%에 가깝다. LG와 SK 등도 상황은 비슷하다. 우리나라 대기업이 순식간에 외국 기업으로 팔려나갈 수 있다는 얘기다.

외국계 자본 식민화 작업은 이미 가속화한 상태다. '행동주의'로 미화된 헤지펀드가 대표적인 사례다. 2005년 SK 경영권을 공격했던 소버린 사태 이후 최근에는 엘리엇이 주주 이익을 명분으로 현대차의 지배구조 개편을 방해하며 경영권 간섭을 본격화했다.

헤지펀드는 오직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때문에 경영권을 잡으면 대규모 구조조정부터 벌인다. 사회적 책임에 예민한 재벌 경영과는 다르다. 외환은행을 평가절하해 헐값에 사들여 고강도 구조조정 후 비싸게 내다판 '론스타 게이트'가 좋은 예다.

경영권 방어 제도 도입은 그래서 중요하다. 경영권 침해 시도시 지분을 싸게 매입할 수 있게 하는 '포이즌 필'이나 주주에 따라 권한을 다르게 설정하는 '차등의결권' 등이다. 경영권 방어를 위한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경영 안정성도 높일 수 있다.

재벌가 자발적인 개혁 움직임도 보인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최근 1조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성실히 납부하겠다고 밝혔다. 상속세가 이중과세라는 비판이 이어지는데도 정당하게 경영권을 상속받았다.

재벌이 밉다고 외국계 자본을 환영해서는 안된다. 조선왕조를 대신한 일본제국은 민중을 더 가혹하게 유린했다. 그리고 그 여파는 100년이 지난 지금도 유령처럼 남았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가 외국계 기업이 된다면 어떨까. 상상하고 싶지 않은 소설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