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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증권일반

"엘리엇의 돈 달라는 행동주의 이제 그만...미래투자 강조할때"

행동주의 투자 전략별 증가율자료=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또 다른 게임이 시작됐다.(현대자동차 그룹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시장 전문가들은 14일 "소액주주들이 행동주의로 포장된 '벌처펀드'의 본질을 들여다봐야 한다. 자칫 심각한 국부유출만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G2(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과 주요 신흥국 통화가 큰 폭의 약세를 보인 영향으로 8년 만에 최악의 성적(3분기 영업이익 2889억원, 전년 대비 76% 감소)을 내면서 위기에서 벗어날 새로운 기술개발과 먹거리를 찾아야 할 때에 무리한 주주환원책을 요구한 것은 주주 행동주의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주주와 기업이 함께 성장하려면 외부 주주가 배당과 같은 눈앞의 이익보다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투자나 기술개발, 사업 재편 등 진정한 '주주행동주의자(Shareholder activist)'가 돼야 하다는 얘기다.

◆ 딴지걸기, 경제적 비용만 초래할 뿐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이번에 엘리엇이 전달한 서한의 내용은 새롭지 않다"며 "현대차 및 현대모비스의 과도한 보유현금을 주주에게 환원하라는 기존 주장을 독립적 컨설팅 업체 분석을 통해 다시 한 번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엘리엇은 현대차그룹 이사진에 보낸 서신에서 컨설팅사 콘웨이 맥켄지의 보고서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또 현대차그룹이 13조원 이상의 초과자본을 보유하며 자사주매입 등을 통한 주주환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새로운 지배구조 변경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선제적으로 주주들을 설득함으로써 향후 있을 수 있는 주총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려는 노력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현대차그룹은 논란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 변화를 준비할 것"이라며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현대차(46.4%), 현대모비스(48.1%) 등의 주총을 최소화하고 주주구성이 유리한 현대글로비스 중심의 지배구조 변화를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자료=현대경제연구원



갈 길 바쁜 현대차그룹은 막대한 경제적 비용을 치러야 할 처지다.

실제 지난 2015년 6월은 엘리엇이 국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시기다. 엘리엇은 삼성물산 지분(7.12%)을 보유했다고 공개한다. 삼성이 추진하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발목을 잡기 위해서다. 당시 삼성물산 직원들은 개인 주주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위임장을 받았고, 삼성물산 지분 10%를 가진 국민연금 등의 도움으로 표 대결에서 엘리엇에 승리했다. 하지만 적잖은 시간과 비용을 치러야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엘리엇은 더 많은 요구를 할 것이다"면서 "위기때 교묘하게 약점을 파고든다. '벌처펀드'라는 명성에 걸맞게 지배구조의 허점을 파고들 것이고, 소액주주들의 힘을 빌리려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영국계 펀드인 소버린자산운용(SK), 기업 사냥꾼'으로 잘 알려진 칼 아이칸(KT&G) 등 적잖은 외국계 자본들의 행태가 그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기관투자가의 주총을 바꾼다'란 보고서에서 "경영권과 관련한 제도들에 반기업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되어 있다. 이와 같은 상태에서 주주 행동주의가 확산될 경우 자본시장 건전화보다는 약탈적 주주자본주의의 확산 등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돈 달라는 행동주의의 그만, "미래에 투자해라" 할 때

한국형 주주행동주의를 정의한다면 자료=DB금융투자



행동주의 투자의 관점과 행동도 달라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당연함과 관성에 빠져 사는 것이 아니라 당연함을 부정하고 새로운 본질을 들여다보고 행동한다면 소액주주 하나하나의 행동이 큰 변화를 만들 것이다. 제2의 스티브 잡스는 멀리 있지 않다"면서 "주식소각이나 배당은 눈앞의 이익이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와 같은 '메이드 인 코리아' 기업이 투자를 통해 성장할 발판을 마련해 준다면 보다 큰 수익으로 돌아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계 관계자는 "주주환원은 당연한다. 하지만 현대차와 같은 글로발 기업이 점점 치열해지는 극한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기술개발을 통한 경 쟁력 확보가 꼭 필요하다"면서 "지금은 배당과 같은 주주환원책 보다는 투자를 늘리라는 주문이 보다 현명한 행동주의라 할 수 있다. 그 열매는 고스란히 주주의 몫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무엇이 진정한 행동주의 투자일까. 사전적 의미에서 주주들이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영향을 행사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를 말한다. 지금껏 배당금이나 시세차익에만 주력했다. 엘리엇이 대표격이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관행에서 벗어나 강력한 사업구조조정과 투자제고 등을 통해 회사 가치를 끌어올리는 쪽으로 가야한다. 행동주의 투자자의 관심은 밸류에이션(Valuation) 개선에 있다"고 지적했다.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총괄본부장은 '기관투자가의 주총을 바꾼다'란 보고서에서 "기관투자가의 단기 현금흐름 선호 경향이 기업 경영의 단기 실적주의를 초래해 장기 투자를 저해하고, 이에 따라 핵심 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다"면서 "헤지펀드의 약탈적 주주행동주의 제어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미흡해 기업 경영의 교란요인이 되고 있으며, 자칫하면 2단계 수익률 게임인 그린메일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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