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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민스키 모멘트 시작되나]⑨끝. 일본에서 찾는 교훈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을 털어내며 날아오르고 있다. 일본이 20년간의 장기불황을 딛고 2012년 아베노믹스를 기점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 일각에서는 우리나라가 최근 겪고 있는 일련의 사건이 일본의 장기침체 과정을 닮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일본의 90년대 초와 닮았다는 것은 우리도 자칫 잃어버린 20년으로 불리는 일본의 장기불황과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하는 이유다.

◆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플라자 합의 전후의 일본의 성장률, 이자율, 환율추이/ 한국경제연구원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은 1990년대 초 자산시장의 버블 붕괴와 함께 시작된다.

일본정부는 플라자 합의 이후 환율하락(가치상승)에 따른 경기 위축을 상쇄하기 위해 5%대의 정책금리를 절반 수준으로 인하했다. 기업은 저금리로 돈을 빌려 사업규모를 확장함과 동시에 재테크에 치중했고, 이 과정에서 주가와 부동산은 4년새 3배가까이 치솟아 버블이 형성됐다.

1990년대 초 버블이 사회문제로 번진 뒤에야 비로소 금리인상과 부동산 관련 대출억제에 나선 일본정부. 급격한 금융긴축을 실시하고 부동산 관련대출 총량규제를 시행했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1990년 초 거의 4만 선까지 올랐던 닛케이주가는 1990년 10월 반토막이 났고, 1992년에는 1만 5000으로 떨어졌다. 땅값 또한 1989~1992년 50% 이상 떨어졌고, 이후에도 2005년까지 하락세가 지속됐다.

특히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부동산가격 하락 및 경기부진 지속으로 대규모 부실 대출을 떠안게 된 금융기관이 민간대출을 줄이면서 자금중개 기능이 위축돼 실물경제도 동반 침체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연이어 소비자물가도 떨어지자 소비자는 물가가 더 떨어질 것을 예상해 현재 소비를 미래로 미뤘고, 기업은 소비 위축으로 이윤이 줄어 투자 의욕을 잃게 되면서 물가가 다시 떨어지는 디플레이션에 빠져들었다.

'잃어버린 20년'. 일본의 장기 침체 원인으론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 경제위기에 대한 정부의 잘못된 판단, 기업의 구조조정 실패, 리더십의 부족으로 요약된다. 정부를 비롯한 경제주체들이 거품 붕괴의 심각성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과감한 구조조정 대신 거품을 초래한 기존 시스템에만 안주한 데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인구 고령화라는 구조적 요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 아베 정부의 극복 과정

일본과 한국의 인구고령화 추이, 일본과 한국의 민간소비 비중 추이/한국금융연구원



2012년 아베 신조 총리는 부임한 뒤 3가지 경제정책을 내세웠다. 첫 번째가 대담한 금융 완화, 두 번째가 기동적인 재정정책, 세 번째가 민간 투자를 자극하는 성장 전략이다. 유동성 확대를 통해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미였다.

아베 정부는 먼저 물가상승률을 2%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무제한적인 양적완화를 시행했다. 플라자합의 이후 꾸준히 나타났던 엔고현상에 대한 대비책으로, 엔화를 찍어내 엔화가치를 하락시키려 한 것이다.

이후 아베정부는 재정정책으로 세입보다 세출을 늘려 유동성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한다. 세출을 늘리기 위해 꾸준히 국채를 발행해 자본을 마련한 것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일본은 GDP대비 부채가 23% 이상이고 예산의 25%를 부채를 갚는데 사용하고 있다.

결국 일본은 세출을 꾸준히 늘리기 위해 세율을 인상한다. 단, 소득세 인상은 가처분 소득을 감소시켜 내수경제를 침체시킬 수 있기 때문에 소비세율을 인상했다.

마지막으로 아베 정부는 37%였던 법인세율을 20%대로 내리고, 각종 규제를 폐지하는 등 친기업 정책으로 뒤를 받쳐 경영자에게 의욕을 되찾게 했다. 덕분에 기업의 생산이 늘어나며 10위까지 떨어진 글로벌 제조업경쟁력지수는 2013년 4위까지 다시 올랐다.

특히 아베 정부는 기업 스스로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이 핵심 역량에 중점을 둘 수 있도록 사업을 재편했고, 투자를 통해 기술력을 끌어올린 것이다. 덕분에 한때 파산 우려까지 낳았던 소니는 2017 회계연도에 70년 역사상 최대인 8조5000억엔(약 85조원)의 매출과 4800억엔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일각에서는 한국경제가 약 20년의 시차를 두고 일본경제를 따라가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앞에 일본이 겪었던 20년 불황이 놓여있는 셈이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도 자산 디플레이션에서 시작된 만큼 작은 신호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업의 수익성이 장기적으로 좋아질 것이란 기대를 갖도록 하려면 기업 활동을 둘러싼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며 "기업 환경 악화에 가장 충격을 가한 것이 노동비용 증가인 만큼 정책 궤도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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