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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지역

[자, 살자] ③ 사오정·오륙도 천덕꾸러기 된 4·50대, 자살자 수 최다

보건복지부의 '2018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자살자 규모는 4·50대에서 최대였다. 하루 평균 7명의 40대가 자살했고, 최근 5년간 50대 1만4008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유토이미지



한국 경제의 허리 중년층이 휘청인다. 불혹과 지천명은 사오정과 오륙도가 된 지 오래다.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진 한국 사회는 '45세가 정년이다', '56세까지 회사에 다니면 도둑놈'이라는 뜻의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부모와 자녀 사이에 '낀 세대'들에게 퇴직 압박을 가했다. 설 자리가 없어진 대한민국 4·50대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

12일 보건복지부의 '2018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자살자 규모는 4·50대에서 최대였다. 40대 자살자 수는 2012년 2690명, 2013년 2867명, 2014년 2854명, 2015년 2624명, 2016명 2579명이었다. 하루 평균 7명의 40대가 자살한 셈이다.

50대 자살자 수는 2012년 2659명, 2013년 2963명, 2014년 2914명, 2015년 2795명, 2016년 2677명이었다. 지난 5년간 50대 1만4008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노쇠한 부모에 캥거루 자녀까지

대한스트레스학회 학회지(제21권, 4호, 2013)에 실린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경제생활 스트레스와 직업 안정성이 중년 성인의 자살 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유토이미지



한국의 중년은 왜 죽는 걸까. 대한스트레스학회 학회지(제21권, 4호, 2013)에 실린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경제생활 스트레스와 직업 안정성이 중년 성인의 자살 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비붐 세대에 태어난 이들은 노쇠한 부모를 돌봐야 했고,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한 자녀들을 부양해야 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부양환경 변화에 따른 가족부양특성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40대의 71.1%, 50대의 79.3%가 부모를 부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절반 정도(48.4%)가 부모 부양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경제적인 부담'을 꼽았다.

보고서는 "경제적 부양은 국가와 사회가 책임지고 가족 욕구와 경제력에 따라 다원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공적 부양 시스템을 확충하고 가족 공유 부양 영역인 정서적 부양이 담보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5년 발표한 '가족 형태 다변화에 따른 부양체계 변화전망과 공사 간 부양분담 방안'에 의하면, 중년 부모의 39%가 성인 자녀에게 경제적 지원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자녀에게는 1년간 월평균 73만7000원의 부양비용이 들었으며, 부모의 31.6%가 자녀를 부양하는 비용이 부담된다고 답했다.

연구원은 "부모가 성인 자녀를 경제적으로 부양하는 것은 소수의 상류층을 제외한 대부분의 계층에서 부모의 노후를 위협하는 일이다"며 "특히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가족의 경우 불평등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구직 포기 청년층을 직업훈련과 취업 연계를 통해 사회로 끌어내야 한다"며 "이와 함께 성인 자녀의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청년협정 정책이 좋은 예다. 컬럼비아주는 학업을 마치지 못해 성인기로 진입이 어려운 청년에게 학비를 제공하고, 취업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직업연계 및 직업학교 등록을 지원한다. 출산한 청년에게 자녀 양육비를 지급하는 등 욕구에 맞는 맞춤형 지원으로 중년층의 성인 자녀 부양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희망 없는 희망퇴직

한국 4·50대는 부모와 자녀 '이중 부양' 고통과 함께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었다.(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유토이미지



지난 3월 희망퇴직이 결정된 한국GM 근로자 이모(55) 씨와 고모(47)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국 4·50대는 부모와 자녀 '이중 부양' 고통과 함께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장인 5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체감 퇴직연령'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이 예상하는 평균 퇴직 연령은 50.9세였다.

설문에 참여한 직장인의 66.5%가 '현재의 고용상태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10명 중 8명(81.5%)이 자신의 고용 안전성을 보장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지난 8월 제15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신중년 일자리 확충방안'을 발표하며, 내년도 신중년 대상 일자리 예산 규모를 올해의 두 배 이상인 2715억원 수준으로 확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내년에는 올해(1만8694개)보다 2만5216개 늘어난 4만4000여개의 신중년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한다.

연구원은 "노인들의 소득보장과 고령층의 고용개선을 위해 노동 고용정책을 활성화하고, 연금제도를 비롯한 사회보장제도들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개인들이 노년기로 진입하기 이전에 조기 퇴직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임금피크제 및 정년연장 등의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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