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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기동향

나쁜 인플레이션의 귀환...韓경제 살리는 해법은?

자료=LG경제연구원



치킨 사업자가 치킨값을 올리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갑자기 치킨 판매가 크게 늘어 값을 올리지 않고는 그 수요를 감당할 수 없을 때다. 이렇게 되면 주인은 더 많은 돈을 벌어 사업을 늘릴 수 있다.

하지만 전혀 다른 상황도 벌어진다. 치킨의 주재료인 닭값이 올라 기존 판매가로는 수익을 낼 수 없을 때다. 사업자의 주름살은 늘어난다. 지금도 잘 팔리지 않는데 치킨값을 올린다면 매출이 뚝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치킨 사업자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가게 문을 닫거나 매장을 축소한 뒤 닭 가격이 떨어질 때까지 버티는 것 뿐이다.

글로벌 치킨값 상승(나쁜 인플레이션,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걱정에 한국경제에 주름살이 늘게 생겼다. 각국의 실업률이 역사상 낮은 수준에 근접하면서 가격 전가(물가 상승요인)가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두바이유, 브렌트유가 모두 배럴당 80달러 선을 넘나들면서 스태그플레이션(불황 속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는 것.

한국경제도 예외는 아니다. 시장에서는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내수시장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성장 활력을 불어넣을 해법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 나쁜 인플레이션(스태그플레이션)의 귀환?

자료=LG경제연구원



자료=LG경제연구원



자료=LG경제연구원



신흥국을 중심으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지난 3월 말보다 10% 가까이 급락했다. 특히 중국의 3분기 GDP 성장률이 예상치보다 낮게 나오자 중국에선 스태그플레이션(불황 속 물가상승) 우려까지 제기된다.

고유가는 신흥국의 발목을 잡고 있다. 유가 상승은 석유자원이 없는 신흥국에는 수출 감소와 경상수지 적자의 요인이 된다. 또 통화가치 절하와 겹칠 경우는 경기침체 속의 물가인상, 즉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도 있다

원자재 수출국에 대한 걱정도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낙수 효과가 없다. 투자 부진으로 경제성장이 기대 이하인 데다 그동안 통화절상으로 하향안정세를 보여 온 물가도 반등,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된다. 신흥국으로의 순 직접투자는 경기호황 시 국내총생산(GDP)의 1.85% 수준이었으나, 작년에는 0.7%에 머물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7월(3.9%)보다 0.2%포인트 낮은 3.7%로 전망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는 "통상전쟁이 전면적으로 확대되면 세계 경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SK증권 김효진 연구원은 "내년에는 오랜만에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보게 될 것이다. 특히 통화가치가 역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신흥국의 스태그 플레이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한국은행은 23일 9월 생산자물가지수(2010년=100)가 105.78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3년 8월(105.81)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6월만 해도 전월 대비 -0.6%였던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9월 0.7% 급등했다. 9월 실업률은 3.6%로 2005년 9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IMF는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등을 세계 경제의 위험요인으로 지적하며 올해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8%로 하향 조정했다. 국제 유가까지 오르고 있어 성장률은 더 떨어질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유가가 배럴당 평균 80달러가 되면 투자는 7.56%, 국내총생산은 0.96%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오준범 연구원은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가운데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폭염에 따른 노동비용, 신선식품 가격 상승으로 공급측 물가 상승 압력이 발생할 것이라며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 충격이 경제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물가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최악의 경우 '디플레이션' 나락으로…







시장이나 한국은행은 인플레이션 문제를 논할 때 주로 상승률을 중시한다. 하지만 향후 시장 방향성에 영향을 주는 것은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는 원인에 있다.

치킨값이 오른 이유가 치킨 사업자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 만큼이나 인플레이션 요인에 따라 결과는 180도 바뀐다. 오직 닭값 때문에 치킨 가격이 오른 것 처럼 단순히 원유와 비철금속 등이 급등한 데 따른 인플레이션은 '재앙'을 초래한다.

특히 생산비용만 늘어나고,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을 때다. 이는 곧 기업에겐 부담이다. 창고에는 재고가 산더미처럼 쌓이고, 기업들은 실적악화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박근혜 정부 말에 국민의 어깨를 짓누른 스태그플레이션이 그 결과다. '나쁜 인플레이션'인 셈이다.

반면 소비가 크게 늘어 산업재와 소비재 가격이 동시에 상승하며 나타나는 인플레이션은 '착한 인플레이션'이다. 기업 실적 개선에 도움을 주고, 다시 투자와 고용 증가로 연결되는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경제를 둘러싼 환경만 놓고 보면 '나쁜 인플레이션'에 무게가 실린다. G2(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따른 성장률 하락, 실업률, 소비 침체 등이 복합적이어서다. 최악의 경우 디플레이션이란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LG경제연구원의 이근태 수석연구위원과 강중구 연구위원은 '글로벌 리플레이션 현상 진단' 보고서에서 "세계교역 위축과 보호주의 압력으로 생산기반이 해외로 계속 나갈 경우 국내 생산기반이 약해지면서 디플레이션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경제의 비효율성을 제거해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내수시장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성장 활력을 높임으로써 디플레이션 리스크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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