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부업체 신규 신용대출자 현황/한국대부금융협회
법정 최고금리 인하가 대부업의 서민자금 공급력을 떨어뜨린다는 진단이 나왔다. 대부회사들이 리스크가 큰 저신용자의 대출을 축소하면서, 저신용자가 불법사채시장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것. 서민금융공급 체계 전반에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재준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 교수는 18일 한국대부금융협회가 개최한 '2018 소비자 금융 컨퍼런스'를 통해 '한·일 양국의 대부시장 비교 분석'을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한 교수는 한일 양국 대부업이 모두 상한 금리 규제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았다고 진단했다. 2006년 일본은 최고금리가 연 20% 인하된 이후 대부 잔액 감소가 본격화되고, 한국은 2016년 최고금리 27.9% 인하 이후 저신용 대출자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
한 교수는 "최고금리 인하로 대부회사들이 대출을 축소하는 과정에서 리스크 관리를 위해 주 고객층이 5~6등급(신용등급) 중심으로 상향했다"며 "그 결과 일본은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근로자, 한국은 7등급 이하 저신용자가 대부시장에서 대출이 곤란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일본 업계는 비대출 사업인 보증업으로 업태를 확장하고 1% 미만의 은행권 저리차입을 통한 비용절감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업태변경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저리의 자금차입방안도 미흡해 이후 최고금리가 추가 인하되더라도 대처방안이 마땅치 않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국내 대부업은 일본과 달리 비이자 수익사업을 통한 손실 보전이 어렵다"며 "추가적인 금리인하로 인한 충격이 일본보다 더 비관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고금리가 더 내려가면 금융소외 계층 자금공급 기능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며 "인하 시기를 늦추거나, 인하를 추진할 경우 대부업권에 대한 수익 개선 방안 등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부업계 현안을 주제로 매년 열리는 이번 컨퍼런스에는 대부업체 대표 60여명과 금융당국 관계자, 학계 인사 등 총 8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