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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채권·펀드

美 국채금리 상승...韓 가계-기업 부채 뇌관 터지나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플래그십(대표)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스 코어 미국 종합 채권 ETF'(AGG)에서 지난 9일(현지시간) 하루에만 20억달러(약 2조300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블룸버그 통계에 따르면 이날 유출액은 530억달러(약 60조4000억원) 규모의 이 ETF가 2003년 출범한 이후 하루 기준으로 가장 큰 규모다.

최근 금융시장의 최대 변수는 금리다. 특히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3.2%를 넘나 들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다. 미국 월가의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드라크 더블라인 캐피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1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 국채 30년물 금리가 앞으로 4%까지 오른다(채권값 하락) 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다. 10년물 수익률은 3.5~3.6%를 찍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시장도 영향권이다. 외국인이 발을 빼면서 주식시장은 흔들리고 있다. 미국이 금리인상에 속도를 내고 있고, 일본과 유럽까지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어 글로벌 투자자금의 대이동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더 큰 걱정은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꼽히는 부채다. 금리 움직임에 따라 증시와 부동산시장이 출렁이고 자산 가격에 큰 변동을 가져온다.

◆ 美 국채 3.5% 터닝포인트…韓 금융시장 여진 우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1.51bp(1bp=0.01%포인트) 하락한 3.1513%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시장 금리의 기준이 되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주 3.2%를 상향 돌파하며 2011년 이후 7년여 만에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어 긴장감은 여전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리가 계속 상승세를 이어가면 투자자들이 더 위험한 자산에서 발을 빼 안전한 자산으로 돌아설 수 있다"며 "많은 전문가들은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3.5% 수준을 터닝포인트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적잖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기업 부담 증가에 따라 주식시장 하락 요인이 되기 때문에 국내 금융시장이 미 국채 금리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실제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한 지난주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은 지난 2월 미국 국채 금리가 3%에 육박할 당시에 한 달간 2조 8214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이후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다.

채권계 거물 빌 그로스(Bill Gross)는 "미 장기금리 상승에도 불구 환헤지 비용 증가에 따른 해외수요 둔화로 국채금리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래에셋대우 박희찬 연구원은 "미 연준 파월 의장의 중립금리 발언 이후 금융시장 발작은 당초 예상했던 수준을 크게 벗어나는 것이었다. 하지만 실질금리는 여전히 낮고 미국 경기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며, 유로존도 경기 반등을 모색하고 있어 오래지 않아 극복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반면, 미-중 무역갈등이 중국이나 정책 부담이 있는 한국은 여진이 좀더 지속될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은 국가 부채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국제결제은행(BIS)는 지난 2013년 한 보고서에서는 국채금리 상승에 걸맞은 경제성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부채부담이 팽창하는 악순환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채금리 상승으로 차입비용이 2%포인트 증가하면 일본의 국가부채는 2050년 국내총생산(GDP)의 600%, 미국의 국가부채도 20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BIS는 "주요국 정부들이 역사상 가장 낮은 차입금리의 혜택을 입고 있다"면서 "동등한 성장이 동반되지 않는 금리상승은 주요국에서 재정의 지속건전성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통화기금(IMF)가 올해 발간한 재정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전 세계 부채는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을 합해 역대 최고인 164조달러(약 17경4800조원)에 달했다. 2007년(116조달러)보다 41.4% 가량 상승했다. 2016년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은 225%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보다 12%포인트 높았다.

2017년부터 2050년까지 정부가 부담해야 할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부담을 현재 가치로 환산해 국가부채에 포함시킬 경우 한국의 GDP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2017년 180% 수준으로 일본, 미국, 포르투갈, 벨기에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다.

◆ 기업 ·가계 부채 뇌관 때리나

미 채권 금리 상승은 원·달러 환율을 끌어 올리며, 한국의 금리에 영향을 미쳐 주택담보대출 이자율 상승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특히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불리는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가 크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5.2%였다. 40여개국 가운데 스위스(128.3%) 호주(122.2%) 덴마크(117.3%) 네덜란드(104.3%) 노르웨이(101.6%) 캐나다(99.4%)에 이어 일곱 번째다. 4년 전인 2014년 1분기(81.9%)와 비교하면 13.3% 포인트 상승했다. 순위로는 같은 기간 5계단이나 뛰었다. 특히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년 전에 비해 2.3% 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중국(3.7% 포인트) 홍콩(3.5% 포인트)에 이은 세 번째다.

치솟는 금리는 기업들을 '재무리스크'의 트랩(함정)에 빠뜨린다. 전문가들은 '금융권 상환 압박과 신용등급 하락→자금 조달 위축→투자 축소→실적 악화'라는 악순환 고리가 경제성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올해 4분기 한국계 외화채권의 만기도래액은 81억 달러 규모다.

회사채 금리 상승으로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난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될 수도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의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56조6000억원이다. 특히 삼성전자를 빼면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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