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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회의 사주속으로] 명당을 차지하지 못한 이유

[김상회의 사주속으로] 명당을 차지하지 못한 이유



아주 오래전 명당에 관해 있었던 일이다. 제법 큰 읍내마을에서 떠돌던 이야기이고 실제 있었던 일이기도 하다. 동네에 부유한 집안이 있었다. 당시 그 집의 어른은 칠순이 넘었는데 정정한 모습이었다. 평균수명으로 보면 그때의 칠순은 무척 장수한 편이다. 언제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생각한 어르신 본인이 묘 자리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옛날에는 정정할 때 자기 묘 자리를 보러 다니는 일이 풍습처럼 이어져 왔다. 자식들에게 복이 들어오기를 바라면서 명당을 찾으러 다니는 것이다.

돈도 풍족한 집안이니 좋은 명당을 잡으려 한 건 당연한 일이었다. 재물을 동원하면 어렵지 않게 명당을 차지할 것이라는 생각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뜻밖에 일이 생각처럼 풀리지 않았다. 당시 동네에는 지관들이 있었다. 지관은 풍수를 살펴서 묘 자리나 집 지을 곳을 골라주는 사람이다. 풍수를 바탕으로 해서 묘 자리와 집터를 정해주고 그 땅의 길흉을 판단하는 일을 했다. 자기 묘 자리를 찾으러 나선 돈 많은 어르신은 가장 낫다는 지관을 찾아갔다.

자식들에게 많은 복이 들어가는 명당을 찾아달라고 했다. 그런데 지관은 엉뚱한 대답을 했다. "요즘 제가 기가 달려서 명당을 보는 눈이 어두워 졌습니다. 한동안 쉬고 수양을 더 해야 될 것 같습니다." 돈을 많이 주겠다고 해도 대답은 같았다. 명당을 보는 눈이 예전 같지 않다는데 더 할 말이 없었다. 어르신은 또 다른 지관을 찾아갔다. 역시 명성이 있는 지관이었지만 그 역시 손을 내저었다. "그 정도의 명당을 찾는 능력은 없습니다." 결국 부자 어르신은 이름 없는 지관과 함께 묘 자리를 보러 다녀야 했다. 나중에 은밀히 들은 얘기는 달랐다. 그 돈 많은 어르신은 냉정한 지주였다고 한다. 소작인들에게 가혹하게 대했고 농산물을 수확하면 약조한 것 이상을 걷어갔다고 한다.

풍수에 전하는 말 중에는 '인품 좋은 사람에게 명당이 돌아간다' 는 말이 있다. 부자 어르신의 부탁을 받은 지관들은 돈을 떠나 풍수의 원칙에 충실했던 것이다. 명당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대놓고 거절할 수 없어서 다른 핑계를 댔다는 것이다. 명당을 원하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이다. 어느 누가 자식들에게 복이 들어가는 기운의 땅에 묻히고 싶지 않겠는가. 그러나 명당을 차지하고 싶으면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한다. 돈도 돈이지만 명당은 세상을 떠난 뒤에도 '아까운 사람이었는데' 하는 소리를 듣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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