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오프라인 영업점의 변신 폭을 점차 넓히고 있다. 사진은 KEB하나은행의 컬쳐뱅크 1호점의 실내./KEB하나은행
시중은행들이 오프라인 영업점의 획일화된 틀을 거부하고, 영업점을 공예품과 식물 등을 접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하는 등 공간의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마련한 'KB락스타 청춘마루'는 서울 홍대거리에 위치한 대표적 복합문화공간이다. 40여년간 은행 지점으로 이용하던 공간을 리모델링해 '유스(YOUTH)', 즉 청춘들을 위해 문을 열었다.
이곳에선 청춘의 자음 낱자 'ㅊㅊ'을 이용한 'ㅊㅊ(청춘) 파티', 독립된 공간을 활용한 '루프탑 청춘 옥상 영화제' 등 다양한 행사를 한다. 청춘을 상대로 한 강연과 아카데미 등을 진행, 청춘 문화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아 최근 2018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KEB하나은행도 지난해부터 기존 은행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바꾼 '컬쳐뱅크'를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과 광화문, 잠실 등 총 3곳에서 운영 중이다. 컬처뱅크 1호점인 서래마을점에서는 공예품을 전시하고 판매한다. 직장인들이 대거 몰린 곳에 있는 2호점인 광화문에는 책을 읽으면서 커피와 맥주를 마실 수 있다. 지난 7월엔 꽃과 나무 등 식물 전시품을 보고 살 수 있는 3호점을 잠실에 열었다.
컬쳐뱅크의 특징은 은행 영업과 관계없이 지역주민들에게 열려 있다는 점이다. 은행 영업이 끝나는 오후 4시 이후에도 컬쳐뱅크는 오후 8~10시까지 운영된다. 때에 따라 전문가 강연이나 북 콘서트, 홈가드닝 클래스 등이 열린다. 하나은행은 서울 강남과 천안에 4, 5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우리은행은 유명 프랜차이즈와 협업해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잠실 롯데월드몰 지점에 크리스피크림 도넛 매장과 결합한 '베이커리 인 브랜치'와 동부이촌동지점에 커피 프랜차이즈 '폴바셋'과 제휴한 '카페 인 브랜치'를 열었다. 인천공항엔 공항 특색에 맞춘 '아트 뱅크'를 운영 중이다.
카페와 은행 영업점의 결합은 다른 은행들도 시도 중이다. NH농협은행도 강남구 테헤란로에 '카페 인 브랜치'를 운영 중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단순하게 은행 업무만을 처리하던 기존 은행 영업점만으로 사용하기에는 점포의 활용도가 떨어지고 있다"며 "오프라인 점포의 감수 추세에 맞춰 은행 점포를 활용할 방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