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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비 오는 날도 운영되는 세종대로 차 없는 거리 "불편해" vs "차에게 뺏긴 거리 시민 품으로"

16일 오후 4시 20분. 세종대로 '차 없는 거리'에는 차도 없고, 사람도 없었다./ 김현정 기자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16일 오후 4시 20분, 서울 세종대로는 사람과 차로 붐비는 여느 주말과 달리 텅 비어 있었다. 서울시가 이날 광화문 삼거리에서 서울광장까지 약 1.32km 구간을 '차 없는 거리'로 운영했기 때문이다. 비가 내려 한산해진 도심 한복판을 걸을 수 있어 좋다는 시민이 있는 반면 거리에 차가 못 다녀 불편하다는 사람도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07년부터 매년 '세계 차 없는 날'(9월 22일) 주간에 '서울 차 없는 날'을 지정·운영해왔다. 올해는 추석 연휴 기간을 고려해 한 주 앞당겨 행사를 진행했다. 이를 위해 시는 일요일인 16일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광화문과 서울광장 사이 교통을 통제했다.

세종대로 사거리 인근에서 만난 시민 김모(27) 씨는 "오늘이 차 없는 날인지 몰랐다. 비가 와서 사람도 없는데 무슨 행사를 한다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버스가 늦게 와 약속 시간에 늦을 것 같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행사 당일 오후 4시 30분부터는 풍물패의 길놀이와 환경마당극 등의 무대가 준비되어 있었지만, 축제 10분 전까지도 사람이 거의 없었다. 비가 내려 시민 참여도가 저조한데도 행사를 강행한 셈이다.

앞서 시는 비 예보가 있던 지난 4월 22일과 5월 6일 세종대로 '차 없는 거리' 행사를 취소한 바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념식이 열린 오전에는 비가 한 두 방울 밖에 안 내려 행사를 진행했다"며 "매주 운영되는 '차 없는 거리' 행사와 달리 '차 없는 날'은 1년에 한 번 열리는 행사이다. 이미 준비가 완료된 상태라 당일 비가 온다고 해서 취소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오후 6시 40분 한 대의 승용차가 세종대로 '차 없는 거리'의 교통 통제구간을 유유히 지나가고 있다./ 김현정 기자



강동구 천호동에서 온 이모(30) 씨는 "저 차는 왜 행사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세종대로를 지나다니는 거냐"면서 "누구는 지나가게 해주고 누구는 못 가게 하는 게 말이 되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시 관계자는 "비상차로 다니는 행사용 차량"이라며 "무대 철거 후 공연장의 짐을 옮기기 위해 이용된 차량이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이날 밤에 비가 내려 행사를 일찍 마쳤다. 교통 통제는 예정(20시)보다 이른 오후 7시 33분부터 해제됐다"고 덧붙였다.

세계 차 없는 날 행사는 1997년 프랑스 항구도시 라로쉐에서 '도심에서 자가용을 타지 맙시다'라는 시민운동으로 시작됐다. 현재 전 세계 47개국 2000여 개 도시에서 참여하고 있다. 승용차 이용을 자제하고,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 온실가스와 대기오염을 줄여나가자는 취지이다.

대학생 윤소현(22) 씨는 "비가 내려 평소보다 조용하고, 운치 있어 좋다"며 "계속 이렇게 주말만이라도 차에게 빼앗긴 길을 사람들에게 돌려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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