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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지역

서울 종로 한복판에 조선의 폼페이, '공평도시유적전시관' 개관

12일 오전 송인호 서울역사박물관 관장(우)과 정명아 서울역사박물관 전시과장이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을 소개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서울 종로 한복판에 임진왜란 때 소실된 목조건축물과 600년 전 한양 사람들이 지나다녔던 골목길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서울시는 조선 한양부터 근대 경성에 이르는 역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공평동 매장문화재를 현장 박물관으로 조성해 개관했다고 12일 밝혔다.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은 종로구 센트로폴리스 건물 지하 1층에 연면적 3817㎡ 규모로 만들어졌다. 시는 건물 신축 과정에서 발굴된 108개 동 건물지 일부와 골목길 등 유구, 1000여 점이 넘는 생활유물을 보존해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을 세웠다.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은 도심 재개발 과정에서 개발과 공존을 유도한 민관 협력 보존형 정비사업 모델인 '공평동 룰(매장문화재 전면 보존의 전제와 기준)'이 적용된 첫 사례다.

시는 2015년 사대문 안 공평동 정비사업 중 대규모로 발굴된 도로와 골목, 집터 등 매장문화재를 원 위치에 보존하기 위해 민간사업시행자에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 손실을 보전해줬다.

사업시행자는 기존 용적률 999%에서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아 총 1199% 용적률로 건물 두 동을 26층으로 건축했다.

시는 이러한 공평동 룰을 앞으로 도시개발 과정에서 발굴되는 매장문화재에 대한 관리 원칙으로 삼을 계획이다.

서울역사박물관은 크기가 다른 가옥 3채(전동 큰 집, 골목길 ㅁ자 집, 이문안길 작은 집)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복원해 한양의 집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했다.

학술 자문을 맡은 전봉희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는 "공간적 제약이 있어 6칸, 18칸, 30칸 집 중 가장 작은 이문안길 집을 실물 크기로 복원했다"며 "16세기 당시 있을법한 서울 시내 집들의 규모를 고르게 배열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는 '임진왜란 이전의 것이 발견되면 무조건 국보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16세기 건물은 희귀하다. 임진왜란 때 목조 건축물들이 전부 파괴됐기 때문"이라며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16세기 건물로 인식된 5~6채 집을 참고해 복원했다"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세 집 모두 온돌방은 한 칸밖에 없었다"며 "당시에 온돌이 매우 귀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중요한 단서이다"고 덧붙였다.

전시관 입구 앞에 있는 '전동 큰 집' 터에는 1/10 크기로 축소한 모형과 영상이 있어 당시 모습과 현재 집터를 비교해가며 볼 수 있다. '골목길 ㅁ자 집' 터에서는 가상현실(VR) 영상기기를 통해 디지털로 복원된 집 내부를 둘러볼 수 있다. '이문안길 작은 집'은 실제와 동일한 크기로 재현했다.

전시관 내부는 ▲개발과 보존의 상생 '공평동 룰' ▲조선시대 견평방 '수도 한양의 중심' ▲근대 공평동 '공평동으로 변화' ▲도시유적 아카이브 '도시유적 발굴지도', 총 4가지 테마로 구성됐다.

개발과 보존의 상생 구역에서는 공평동 룰, 유구 배치 기본 방향을 소개한다. 발굴현장 관련자 인터뷰 영상도 볼 수 있다. 조선시대 견평방 구역에서는 시전, 궁가, 관청 등 다양한 시설과 계층이 혼재한 견평방의 형성과정과 시전 배후지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근대 공평동 구역에서는 공평동 변화상을 지역 기반으로 활동했던 건축가 박길룡과 항일여성운동단체인 근우회의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다. 도시유적 아카이브 구역에서는 사대문 안 서울 도심의 도시유적 발굴조사 성과를 살펴볼 수 있다.

이밖에도 박물관에는 당시 발굴된 유물 1000여 점과 인근 청진동에서 발견된 유물 20점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청동으로 만든 삼족화로, 중국 명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매병 조각, 조선 전기 무신 구수영의 패찰 등을 통해 당시 생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의 관람 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관람료는 무료다.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은 휴관한다.

송인호 서울역사박물관 관장은 "600년 된 조선의 수도 한양으로부터 근대 경성을 거쳐 서울에 이르기까지 자연과 함께 축조된 역사의 지층이 우리 앞에 놓여있다"며 "공평도시유적전시관 개관으로 서울역사박물관 본·분관이 시민들이 역사 산책을 이어나갈 수 있는 별자리 같은 박물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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