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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증권일반

부동산 투기 광풍이 자본시장으로? 부실기업-경매-B급회사채 '사냥'

NPL-정크본드-경매물건에 뭉칫돈



자료=한국거래소(7월 기준)



부동산 투기 광풍의 싹이 자본시장에서도 자라고 있다. '하이에나 투자'가 가능한 큰 장이 열리고 있는 것. 상반기 기업 도산이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하루 7곳씩 쓰러졌다. 덕분에 눈물 속에 팔려 나올 회사 지분이나 부실채권(NPL), 정크본드(투기등급 채권), 경매 물건을 헐값에 먹어치우려는 '하이에나'가 몰리고 있다.

이들이 썩은 고기를 마다치 않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정부나 채권단이 구조조정을 하더라도 빚으로 연명하는 한계기업(좀비기업)을 한꺼번에 망하게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란 믿음이다. '대마불사(大馬不死·큰 기업은 절대 망하지 않는다)' 논리에 '도박(gamble)'을 하겠다는 것.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공매로 나온 급매물 부동산은 싼 가격에 낙찰받아 최소한 본전은 건질 수 있다는 '부동산 불패' 신화가 뿌리 깊다.

◆ 부실 커진 중소기업, 경영권 교체 잦아

지난 6월을 기준으로 일몰된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의 재입법 여부를 두고 논란이 한창이다. 기촉법은 부실징후기업에 대해 채권금융기관이 주도해 신속하고 원활하게 기업 구조조정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법률다.

정치권에서는 기촉법이 '좀비기업'의 연명 수단 내지는 관치금융 수단으로 전락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시장에서는 9월 정기 국회 논의가 물건너 갔다고 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중소기업중앙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와 재계는 "최근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증가하는 가운데 워크아웃으로 경영정상화가 가능한 중소기업이 기촉법 부재로 파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조속한 재입법을 촉구한다.

대법원에 따르면 올 들어 6월까지 전국 법원에 접수된 도산 신청 건수는 836건이다. 한진해운 파산 등의 여파로 연간 도산 신청이 역대 최다(1674건)를 기록한 2016년의 반기 수치(809건)에 비해서도 많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13대 수출 주력 업종의 한계기업 수는 464개에 달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16.29% 증가한 것이다.

이대로라면 하반기 경제 상황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빚으로 버텨온 기업들이 줄도산 할 가능성도 있다.

중소기업은 더 심각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중소기업은 전체의 44.1%였다. 10개 중소기업 중 4개 이상이 영업이익으로는 이자비용도 감당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은행권의 중소기업대출 연체율도 7월 기준 0.58%로 지난 6월 말 0.48%보다 0.1%포인트 뛰었다.

SK증권 김선주 연구원은 "기촉법 재입법이 늦어지는 경우에는 협약을 통한 워크아웃, 도산법에 따른 법정관리나 P-플랜이 적용될 수 있다. 협약 가입업체 중심으로 대부분의 채무가 구성돼 있는 업체의 경우, 협약이나 기촉법 적용이나 실무적으로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협약 기초의 워크아웃을 신청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부진한 업황이 이어지고 있는 조선업종이나 최근 업황이 저하되고 있는 자동차부품, 디스플레이 업종 기업 관련으로 워크아웃 신청 가능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부실기업들은 주인이 자주 바뀌고 있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최대주주 변경을 공시한 코스닥 기업은 모두 93곳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80곳보다 16.3% 증가했다. 2차례 이상 바뀐 코스닥 기업도 17곳이나 됐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는 지난해 와 같은 30곳의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파는 쪽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통해 손실을 최소화하거나 이익을 남길 수 있고, 사는 쪽에서는 까다로운 상장 절차를 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저렴한 비용으로 경영권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시장 확대를 노린 같은 업종 기업이라면 기존 브랜드를 이용해 손쉽게 영토를 확장할 수 있다.

부실채권도 좋은 먹잇감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분기 말 현재 부실채권은 21조1000억원으로 3개월 전과 같다. 건전성이 '고정이하'로 분류되는 부실채권은 기업여신이 19조3000억원, 가계여신 1조6000억원, 신용카드채권 2000억원이다. 금리가 오르면 부실 채권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경매물건·B급 회사채 대박난 몸값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8월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105.5%에 달했다. 직전 최고치인 올해 5월 수치(104.2%)보다 높다. 평균 응찰자 수 또한 9.2명으로 전달(7.5명)보다 1.7명 높아진 것은 물론, 올해 1월(9.2명)과 같은 수준까지 올라왔다. 통상 8월은 경매 비수기로 꼽히지만 각종 지표가 이례적이란 분석이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 래미안공덕5차. 전용면적 84㎡ 중 지분 11㎡로, 감정가는 1억1000만원이었다. 하지만 응찰자가 많아 138%인 1억5211만원에 낙찰됐다. 신반포19차 아파트 전용 107.0㎡는 감정가 14억원보다 4억원 이상 높았다.

정크본드에 가까운 신용등급 BBB급 회사채도 최근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8월 한달동안 3700억원어치가 발행돼 팔렸다. 기관투자가의 AA급 이상 우량 회사채 편식으로 신용등급 A급 회사채조차 투자자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인기다. 한진칼은 'BBB0'라는 낮은 등급에도 불구, 높은금리 매력에 힘입어 초과율 264.3%를 기록했다.

9월 들어서도 분위기는 이어지고 있다. 한화건설은 2년 만기 회사채 500억원어치를 발행하기 위해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벌인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226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미래에셋대우 이경록 연구원은 "해외부동산과 해외채권 등은 환헷지 비용 증가와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매력이 감소하고 있다"면서 "국내부동산 등 대체투자 상품도 충분치 않다 보니 채권수요가 증가하면서 크레딧채권 발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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