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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은행

[뱅크&뱅커 스토리2] ③능력따라 승진

연공서열 대신 능력과 성과 따라 승진

은행의 승진체계가 변하고 있다. 은행들의 실적 드라이브에 따라 승진 평가에 성과주의가 뿌리를 내리고 있다. 모 은행도 20여년 간 치뤘던 승진고시가 폐지하고 실적평가 방식을 통한 승진체계를 도입하기로 했다./instagram



연공서열, 상명하복 등 경직된 조직의 대명사였던 은행의 승진체계가 변하고 있다.

영업과 실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은행의 특성 때문에 승진 평가에서 성과주의가 뿌리를 내리는 중이다. 과거에는 연공서열에 따라 입행 순으로 승진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수 년 전부터 능력과 실적에 따라 승진하는 사례가 자리를 잡았다. 30대 과장 아래에서 40대 계장이 일하는 일은 다반사다. 발탁인사로 30대 부장, 40대 임원이 탄생하는 것도 통상적인 일이 됐다.

A은행의 경우 20여년 간 치뤘던 승진고시를 폐지하고 실적평가 방식을 통한 승진체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마지막으로 치뤄지는 승진고시에서 과장급 임용자리를 탈환하기 위해 은행원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 성과주의 승진…머리긁는 만년 차장

실제로 B은행 정기인사에선 40대 지점장(부서장)의 인사폭이 넓어지고 있다.

B은행에서 40대 지점장 발탁은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5년 40%(100여명 중 40여명) 수준이었던 40대 지점장은 지난해 70%(130여명 중 90명)로 급증했고 올해 정기 인사에서는 85%까지 늘었다.

성과에 따른 파격 인사로 조직 내 저성과자나 승진 누락자가 느끼는 압박도 적지 않다. 지점 통폐합 등 은행권 오프라인 채널 축소로 주요 은행은 인사적체에 직면하고 있다. 명예퇴직이 늘어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90년대에 대규모 행원 채용으로 입행한 직원의 경우 차장까지는 무난히 진급했지만 그 이상은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최근 은행권에서 인력 수요가 떨어지고 디지털 전환에 따른 모바일뱅크, 비대면 채널이 강화되면서 '만년 차장'이 속출하고 있는 것. 지점 수가 감소하면서 지점장, 부지점장 등의 자리가 축소되고 있어서다.

은행원 K씨는 "이젠 40대 후반까지 지점장을 달지 못하면 만년 차장 또는 부지점장 꼬리표가 달린다"고 했다.

다른 은행원 P씨는 "한 은행은 70% 이상이 인사 적체에 갇혀 있다. 또 30대 과장 아래 40~50대 계장들이 있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상황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지막 승진고시, 휴가는 독서실로

"하루 3시간 자면서 6개월동안 2살, 4살 아이 키우면서 공부했습니다."

지난해 C은행의 한 행원이 자체 승진시험 문제에 의문이 있다며 청와대 국민청원에 게시한 글이다. C은행의 직원들은 승진고시 한 문제에 일희일비를 반복하고 있다. 주간에는 근무, 밤에는 시험공부를 하며 승진고시 합격에 매진하고 있는 것.

지난 1996년부터 치러지고 있는 C은행의 승진고시중 임용고시는 높은 수준의 문제 난이도와 치열한 경쟁률로 악명이 높다. 응시과목이 많은 데다 상대평가로 승진자가 결정된다. 매년 응시자 약 1500명 중 합격자는 100명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C은행의 승진시험도 올해를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직원들이 일상 업무보다는 시험공부에 치중하면서 업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노·사 간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승진고시를 준비하는 행원들의 발등에는 불이 떨어졌다. C은행에서 임용고시 합격은 행 내에서 우수인재로 인정받는 통과의례이기 때문이다. 또 3~5년차(5급 기준) 대리급 직원을 대상으로 치뤄지는 임용고시에 합격하면 1년 내 과장으로 고속 승진할 수 있다.

L씨는 "현재 공부하고 있는 책만 12권이 넘는다. 휴가에도 독서실을 등록해 공부했다"며 "기존의 합격자들이 말하기를 10번 정독하면 붙고, 9번 정독하면 떨어진다고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승진고시를 합격한 D씨는 "시험이 4개월 넘게 남았지만 올해 초부터 시험을 준비하는 동료들이 많다. 아무래도 마지막 시험이다보니 열기가 올라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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