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전세자금대출, 화살은 땅짚고 헤엄친 은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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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전세자금대출, 화살은 땅짚고 헤엄친 은행으로

최종수정 : 2018-09-03 15:58:35
 금융위원회
▲ /금융위원회
정부의 전세대출 보증 자격제한에 실수요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 정부의 전세대출 보증 자격제한에 실수요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아파트 전경./연합뉴스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보증 논란 화살이 이번엔 은행으로 옮겨갔다.

정부가 무주택가구는 소득과 상관없이 보증을 해주겠다고 급한 불을 끄자 이제 시선은 전세자금대출을 받는 데 있어 보증기관의 보증서가 왜 꼭 필요하냐는 의문으로 향했다. 만약 은행이 공공기관의 보증없이 직접 전세자금대출을 공급했다면 불거지지 않았을 논란이다.

사실 보증서가 필수는 아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은행들의 전세자금대출이 모두 보증서를 발급받아야 가능한 상품일 뿐이다.

대출금리가 3% 초중반 대로 차주의 신용을 고려한 주택담보대출보다 낮지만 부실이 발생할 때 보증기관으로부터 대출금의 90~100%를 대신 돌려받을 수 있는 보증 전세자금대출은 은행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땅짚고 헤엄칠 수 있는 대표 효자상품이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은행권 전세대출 잔액은 80조원(추정치)에 달한다. 지난해 말 65조9000억원에서 몇 달새 20%가 넘게 급증했다.

지난 2014년 35조원에서 2015년 41조2000억원, 2016년 51조5000억원으로 매년 10조원이 넘게 불었다.

은행권 전세대출 잔액이 이렇게 빠르게 늘어난 것은 공공기관이 전세대출을 할 때 보증을 하면서부터다. 지난 2011년 전셋값 급등에 따른 전세대란이 오자 기존 전세자금 대출에 보증을 섰던 주택금융공사는 대상과 한도를 늘렸고, 이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SGI서울보증도 전세자금 대출 보증에 적극 나섰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소득과 관계없이 보증금을 기반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고, 은행들은 공공기관이 대출금을 보장해주니 편하게 이자만 챙기면 됐다. 이전만 해도 간혹 보였던 은행 자체 전세자금대출 상품은 자취를 감출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대출대상과 한도, 보증료 등은 기관마다 일부 다르다.

주금공의 전세자금 대출 보증은 수도권 5억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하며, 최대 2억2200만원까지 가능하다. 한도가 낮지만 보증료나 금리가 낮아 서민들이 많이 이용한다.

HUG의 보증 대상은 수도권 5억원 이하 주택으로 같지만 최대 4억원까지 가능하다. 대신 보증료율과 금리가 주금공보다 소폭 높다.

SGI서울보증은 대출에 제한을 두지 않아 고가 전세를 살고자 하는 세입자들이 주로 이용한다. 최대 5억원까지 가능하지만 금리가 주금공이나 HUG 대비 높다.

전셋값 급등에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대출없이 전세를 살기는 쉽지 않고, 대출을 받으려면 보증 필수 상품밖에 남아있지 않다. 정부의 전세대출 보증 자격제한에 실수요자들이 강력하게 반발한 것도 그래서다.

앞으로도 이런 비정상적인 구조가 바뀔 가능성은 낮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 안전한 보증 전세자금대출을 두고 자체 대출 상품을 새로 내놓을 이유는 사실상 없다"며 "전세입자 입장에서도 전세보증금의 일정 비율이 아닌 소득 등을 따진 대출한도와 금리는 실익이 떨어진다"고 전했다.

왜곡된 구조로 급증한 전세대출 규모는 결국 다른 가계부채와 맞물러 국내 경제에 부담이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과거에는 임대인의 전세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을 때 세입자와 양자 간 법적 분쟁으로 국한됐지만 향후에는 상품을 판매한 은행, 보험사가 전세보증금의 권리를 확보해 보증금 반환 절차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전세자금대출,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등이 증가한다는 것은 460조원 수준의 전세보증금이 사적 영역에서 공적 가계부채로 전환됐다고 봐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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